열린우리당 홍미영(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자신이 구의원에서 국회의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창립 1주년 기념 초청토론회’에서 발표했다.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소장인 홍 의원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여성리더십센터 창립 1주년 기념식 및 토론회를 열고 ‘지역 정치활동과 여성 리더십’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날 홍 의원은 “지방자치 15년 역사가 증명한 것이 ‘생활정치의 힘’으로 지방의원 11년의 경험이자 결론은 여성이 생활정치를 남성 못지않게 잘 하고 또 남성과 다른 측면에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달동네인 만석동 단칸셋방에 살면서 공부방을 운영하다 철거와 함께 부평 십정동으로 이사, 공부방 운영 5년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부평구의회 초대 구의원에 당선된 과정도 자세히 소개했다.
 지역단체대표 모임에서 자신은 선거참모를 하고 다른 똑똑한 동네 아줌마를 후보로 추천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후보가 돼 500만원의 선거비용을 쓰고 1억원을 사용한 남성 후보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 동네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성단체에서 유세할 때마다 응원해주고 주변 엄마들이 선거운동을 대신해주는 등 ‘삶의 애환’을 나누던 이웃들이 도와준 것이 당선에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는 신성한 의정활동을 돈으로 거래하려는 유혹과 회유가 끊이지 않았고 그 유혹을 물리치면 ‘혼자 깨끗한 척 한다’ ‘정치 감각이 없는 여성정치인이다’며 비난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여성의원으로서 여성정책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제 역할을 했는지, 정치인으로서 정당과 관계 또는 정치적 태도를 잘 견지하고 있는 지 꾸준히 자문하며 자신과 싸움을 벌어야 여성의원이 장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의원 4년, 시의원 7년의 활동을 마치고 2002년 구청장 선거를 준비했지만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돈과 남성중심의 정치풍토와 이 풍토를 신봉하는 정당분위기에서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큰 이유였다고 분석했다.
 중앙정치 무대로 나가기 위해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평소 존경하던 사회운동계 어른이 “여자는 지방의원 정도는 되지만 국회의원은 돈이 많아야 해 어려울 것”이라고 충고, 우리사회의 그릇된 사회통념이 얼마나 강고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결국 비례대표로 국회에 등원했다. 그러나 이날 이 과정의 ‘뒷얘기’는 털어놓지 않았다. 지역정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과 인연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져 있다./김기준기자 (블로그)g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