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는 러시아의 전통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월미국제음악제 3일째인 이날 러시아 정상의 실내악단은 러시아 전통 로망스 등 러시아의 음악을 소개했다. 이 연주단체는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러시아 극동 국립예술아카데미 출신자들로 구성됐다.
러시아 극동 국립예술아카데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음악학교. 많은 나라의 음악인들이 이 곳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있다.
실내악단을 이끌고 월미국제음악제를 찾은 이 대학 이고르 잡스라브스키 총장은 “한국의 음악인들은 노력을 많이 한다. 우리 학교에 있는 한국인 학생들은, 공부욕심이 많아 보였다.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한국인 학생들의 열성에 반한 그는 지난 98년부터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수차례 교류 연주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음악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의 음악을 러시아에 선보이는, 한·러 음악교류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한·러 민간교류단체인 ‘한·러문제연구원’에서 잡스라브스키 총장에게 이날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잡스라브스키 총장과 함께 월미국제음악제를 찾은 실내악단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러시아의 음악을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고전 러시아 전통 로망스를 선보였다. 특히 우리에겐 생소한 러시아 전통악기로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만돌린과 비슷하게 생긴, 줄이 3개인 ‘발랄라이까’, 아코디언 류의 ‘바이얀’, 7줄짜리 전통 러시아 기타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무대를 만들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잡스라브스키 총장은 러시아의 음악에 대해 “짧게 설명할 수 없다”며 “어느 나라의 음악이나 그 나라의 역사성과 민족성을 담고 있듯, 러시아의 음악은 유구한 러시아 역사가 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역사가 깊은 만큼 음악 또한 깊다고 말할 수 있다. 느린 곡도 있고, 멜로디가 아름다운 음악도 있으며, 슬픈곡이나, 화성이 환하고, 정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가을은 블라디보스톡의 여름과 같다. 따뜻하고 습기가 많다. 아름다운 하늘이 마음에 든다”며 월미국제음악제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주희기자 blog.itimes.co.kr/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