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뿌리이자 시민의 휴식처에 전쟁도구가 설치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겠습니까. 반드시 미사일 배치 계획은 막아야 합니다.”
 지난달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문학산에 배치된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을 때 인천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40여 시민·사회단체는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계획 철회 및 시민공원 만들기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시에 배치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범시민대책위 상임대표를 맡은 김일회(45) 신부는 “문학산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설치한다는 것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일환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신부는 미국의 MD 정책으로 광주와 평택, 군산을 잇는 미사일 배치 계획이 세워졌고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 또한 이같은 정책에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인천의 정기가 서린 땅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설치한다는 것은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위해 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것”이라며 “시민을 무시한 정책을 세운 만큼 인천시는 미사일 배치 철회는 물론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봉재산 나이키 미사일 기지의 영종도 이전에 이어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계획이 세워진 것은 국방부를 상대로 펼친 인천시 행정력에 큰 허점을 보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범시민대책위는 다음달 20일까지 10만 명 시민 서명운동에 나서는 한편, 오는 2일 ‘문학산 미사일 배치,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시민 공청회를 벌일 예정이다.
 김 신부는 “시가 800억 원을 들여 봉재산에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문학산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설치하기 위해 시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문학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범시민대책위가 구성된 만큼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시민과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글=이주영 기자·사진=안영우 기자 blog.itimes.co.kr/leejy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