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최대 채권단인 씨티그룹의 반발로 무산된 인천정유 매각 작업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다.
인천정유를 법정관리 중인 인천지법 파산부는 “지난 1일 임기 만료된 한송호 사장(법정관리인) 후임에 김재옥 전 수원지방법원 상임관리위원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새로운 법정관리인은 2주 안에 회계법인을 M&A 주관사로 선정해 정리 계획안과 향후 계약내용을 논의한 뒤 이르면 이달 말께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매각공고 이후 인수 희망업체가 의향서를 제출하면 법원은 기준표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하고 양해각서(MOU),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본계약이 관계인 집회에서 심리·의결되면 법원의 인가결정 요건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에는 중국 국영석유회사 씨노켐과 6천351억 원에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으나 최대 채권자인 씨티그룹측이 관계인 집회에서 낮은 인수가를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혀 무산됐다.
재판부는 “대략적인 매각절차에 대해서는 이미 초안이 마련됐지만 세부일정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그러나 가능한 이달 말까지는 매각 공고가 나갈 수 있도록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지역 경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 온 인천정유는 경영난 때문에 2001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68년 경인에너지로 출발한 인천정유는 94년 한화에너지로 회사명을 바꾸고 99년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로 합병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2002년에는 현대오일뱅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자체 주유소망을 잃어 버렸고 이후 얼마되지 않는 자사 주유대리점을 중심으로 사실상 석유수입사와 비슷한 형태의 현물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평균 가동률 37%(1일 10만 배럴) 수준을 유지하며 총 매출 2조5천억 원에 1천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487명이고 주요 채권단은 한국산업은행,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주), 조흥은행, 신한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다.
인천정유 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 정유업계 업황이 좋은데다 회사가 지난 2년간 흑자를 기록하는 등 안정을 찾고 있어 매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정상을 되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송금호·이현구기자 (블로그)h1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