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성호학파를 이끈 실학자 소남 윤동규 선생의 14대손 윤형진(59·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18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유물기탁식에서 “인천시립박물관이 유물에 대한 한글화 작업을 벌여 교육 자료로 잘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남은 17세때 인천 도림동에 내려와 평생을 은거하며 학문연구와 후진을 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소남의 유물을 통해 성호학파의 실체 연구는 물론, 인천의 유학사 연구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탁 유물에는 소남의 직계 후손 6대의 호패를 비롯해 호구단자, 교지, 홍패, 소지, 토지문서(명문) 등이 포함돼 있어 도림동 파평 윤씨의 내력과 당시 지역 실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유물을 기탁한 윤씨는 “개인적으로 유물을 잘 관리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어딘가에 기탁할 생각을 했고, 선친께서 오래 살았던 인천에 기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주 오래전 난을 피해 조상들이 충청도 깊은 산골로 옮겨간 것으로 안다”며 “그 곳에서 오래동안 벗어나지 않아 궤짝안에 있던 유물이 잘 보존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5년전 윤씨의 부친이 종가가 있던 도림동으로 이사를 왔다. 그러던 중 그 일대가 도시개발지역으로 묶이고, 이에 서울에서 살던 윤씨가 집을 정리하면서 유물을 찾아낸 것.
 유물 1천300점에 대한 기탁기간은 2010년 1월15일까지 5년간이다.
 “설혹 내가 큰 부자가돼 사설 박물관을 세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웃음). 기탁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연구작업에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고….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간을 뒀지만 영구 기탁이나 다름없습니다.”
 윤씨는 “많은 후손들이 배울 수 있도록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잘 보존·관리하고 활용해 주길 바란다”며 “시도 박물관이 잘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김주희기자·사진=김성중기자 blog.itimes.co.kr/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