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2선거구와 옹진군 1선거구에서 오는 30일 재·보궐선거가 있다.
 이들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7명의 예비 후보들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된 후보등록 및 보름간의 열전레이스를 앞두고 기선잡기를 위한 물밑 행보가 한창이다. 후보를 낸 정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새천년 민주당 등 여야 4개 정당.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번 재보선 승리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승리의 발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고 한나라당은 두 선거구 모두 전 시의원들이 자당 소속이었던 만큼 실지회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동구 2선거구에만 후보를 낸 민주노동당과 새천년민주당도 각기 창당 후 첫 시의회 입성과 당재건이란 배수진을 치고 나서 판세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동구 2선거구
 전 시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를 치를 이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민심의 향배에 민감한 투표성향을 보여온 지역이다.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90년 중후반에는 여성노동운동가 출신의 원미정 전 시의원을 재선의원으로 만들었으며, DJ정권이 쇠락기에 접어든 16대 총선과 4대 시의원 선거에서는 연거푸 한나라당 의원을 배출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바람이 분 지난해 17대 총선에서는 다시 열린우리당 의원을 배출하는 변화를 보였다.
 이번 재선거에는 최근 당 해체를 기정사실화한 자민련을 제외한 4개 정당 후보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그만큼 당세를 앞세운 격전이 예상되지만 이번 선거판세의 뇌관은 역시 이 지역 민심향배를 좌우하고 있는 40∼50대 중장년층이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현역 동구의원인 이영복 후보를 내세워 지난 2일 끝난 전당대회 열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국자유총연맹 동구지부장과 동구 체육회 이사를 지낸 사회 경험으로 지역현안을 읽는 혜안이 밝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 후보는 배다리 전통의 거리 조성과 구도심 개발 등 정책공약으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설 한나라당은 이흥수 후보를 통해 실지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3대 구의회 전·후반기 의장을 지낸 탄탄한 지지기반이 장점이며 선거공약은 교육·복지환경 개선 및 재래시장 활성화 등을 통한 종합적인 구도심 개발 추진. 오랫동안 동구에서 태권도·피아노 학원 등을 운영해왔으며 40대 중반 나이의 패기에 의장생활로 경륜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송림동 나눔의 집 등에서의 봉사활동으로 보폭을 넓혀온 박기봉 후보를 공천했다. 옹진 1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도 박 후보의 선거운동에 화력을 집중하기 위한 시당의 전략. 박 후보는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참신한 일꾼론을 내세워 창당이후 첫 시의회 입성이란 과업을 일궈내겠다”고 의욕을 밝혔다.
 ‘당 재건’이란 기치를 내건 새천년민주당은 2·3대 시의원을 지낸 김영주씨를 후보로 내세웠다. 송림초교 출신으로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김 후보는 지난 4대 시의원선거에서는 인근 동구 1선거구에 출마,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낙선 이후에도 동구지역 초등교 운영협의회장을 맡고 동구 적십자사 창립을 성사시키는 등 왕성한 지역활동을 펼쳐왔다.
 
 ▲옹진 1선거구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옹진 1선거구는 최근 총선이나 대통령선거에서는 보수성향이 짙은 투표성향을 보인 반면 지방선거에서는 당세에 관계없이 안면선거전이 주효한 이중적 투표성향을 보여왔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후보의 출신 섬에 따라 ‘소지역주의’ 투표양상을 빚어온 결과다.
 이번 보궐선거 역시 이같은 사례는 빗나가지 않을 전망이다. 보선에 출사표를 던진 3명의 후보가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섬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김봉우 후보가 영흥면 출신이고, 한나라당 최영광 후보는 북도면, 새천년민주당 정종규 후보는 자월면과 덕적면으로 각기 다른 섬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 지역 전체 유권자는 6천452명. 이중 영흥면이 2천960명으로 가장 많고, 북도면 1천464명, 덕적면 1천265명, 자월면 763명 순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 역시 전체 유권자의 45.9%를 확보하고 있는 영흥면에 대한 공략 여부가 당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영흥도 출신의 김봉우 후보를 내세운 만큼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지난 92년 1대 경기도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98년 3대 인천시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련 후보로 나섰다가 연거푸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당 해양수산특위 및 민생경제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해오면서 오랫동안 섬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고향인 영흥도 뿐 아니라 인근 자월·덕적·북도까지도 폭넓은 지지층이 구축돼 있다며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북도면 출신의 최영광 전 부평구 경제환경국장을 내세워 고토회복을 벼르고 있다. 35년의 공직생활 중 30여 년을 옹진군 내에서 근무해 섬지역 현안을 읽는 혜안이 밝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 여기에 영흥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적은 북도면 출신인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화력을 집중,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새천년민주당은 90년대부터 청년당원으로 활동했던 정종규씨를 공천했다. 30대의 패기로 침체된 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출마의 변. 시당에서는 조직 2국장을 맡고 있다. 처가가 자월·덕적도여서 오랫동안 섬사람들과 교감을 쌓아왔다는 정씨는 “이젠 섬지역도 새로운 변화가 시도될 때”라고 자신했다./박주성기자 blog.itimes.co.kr/j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