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수원외국인학교 설립 논란
 내년 8월 수원 원천동 영흥공원에 ‘경기수원외국인학교’가 문을 연다.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수원 이의동에 착공한 특목고 ‘수원외국어학교’와는 다른 외국인전용학교다.최근 학교설립에 속도가 붙으면서 논란이 달아 오르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도의 ‘투자론’과 도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맞서있다. 학교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는 이를 경제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봐 줄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도 교육지원계가 아닌 경제항만과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교육계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200명의 외국인자녀를 위해 설립하는 이 학교는 부지가 1만평이고, 도가 국비 50억을 포함해 150억을 쏟아 붓는데다 수원시도 자연녹지지역 안에 도시계획시설로 돼있는 공원면적을 1만평 줄여 이 땅을 부지로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콩나물 교실, 원거리배정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도내 교육여건과 비교하면 행정기관의 이런 투자는 학부모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외국인전용학교를 세우는 이유
지난달 27일 손학규도지사와 김용서 수원시장, 토마스 제이 팬란드 대전국제학교 총감은 ‘경기수원외국인학교 설립·운영을 위한 협약’에 서명했다. 
도가 토마스 제이 팬란드 총감을 설립주체로 내세워 이례적으로 학교설립에 나선 이유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다. 삼성전자, 현대, 기아연구소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급 외국인력들을 국내에 더 묶어두고, 앞으로 외국인들이 도내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생활조건을 만들어두겠다는 것이다. ‘경기수원외국인학교 설립·운영을 위한 협약’에 따라 학교소유권과 건축에서부터 운영까지 모든 권한은 대전국제학교가 갖게 된다. 학급당 20명씩 200명의 외국인자녀를 받아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전과정을 운영하고, 지상 3층 건물에 일반·특별교실, 도서관, 수영장, 체육관, 강당, 기숙사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아닌 국내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외국인학교 설립에 나선 것은 경남국제학교에 이어 두번째다.
 ▲상대적인 박탈감
 도의 외국인학교 설립계획이 나오면서 도내 교육계는 물론 일반시민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열악한 도내 교육여건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2004년을 기준으로 경기도내에 있는 공립 학교수는 모두 2천354개. 4만3천142개의 학급에서 161만 5천792명이 수업을 하고 있다. 학급당 평균 학생수는 37.5명이다. 수원의 경우 학급당 평균학생수가 39.4명으로 도내 평균보다 더 높다.
도내 공립중학교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학교당 평균 학생수는 1천49명, 학급당 학생수는 39명, 학교당 용지면적은 5천845평이다. 공립 중학생 한명이 사용하는 평균 학교면적은 5.6평이다.
수원외국인전용학교 부지 1만평은 수용 학생수 200명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50평. 도내 중학생의 10배다. 도 경제항만과 관계자는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계획한 것인 만큼 시설이 어느 수준 이상되지 않으면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기 힘들다”며 “도내 학교와 수평비교는 무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외국인이 성남에 착공한 외국인학교의 수용 규모는 8천600여평에 1천40명이다. 전교조 경기지부 최한상 사립위원장은 “학급당 학생수가 40여명에 육박하는 도내 교육여건을 두고 많은 예산을 들여 외국인학교를 세우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경제논리에 밀려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과 남은 문제
 환경문제도 남아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영흥공원부지에서 1만평을 떼내는 도시계획시설 변경결정을 보류했다. 공원 훼손 등 부지의 부적정성을 들어서다. 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오는 25일 이를 다시 심의할 계획이다.
중복투자라는 반론도 있다. 도의회 김현욱(한·성남)의원은 “도내에 이미 사립외국인학교가 6개나 있는데다 같은 시기에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외국인학교가 성남에 생기는데 200명을 수용하기 위해 예산을 들이는 것은 중복투자”라고 지적했다.
이재율 도 투자진흥관은 “외국의 연구원등 고급인력과 투자자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자녀의 교육문제”라며 “기반을 만들어둬야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명희기자 (블로그)thim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