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용유지역에 대한 개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행 주체가 제각각인데다 중복된 기능도 많아 난개발로 인한 ‘특색없는 텅빈 도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 영종·용유 등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인천도시개발공사는 1일 영종도 운북동 89만평을 ‘운북 복합레저단지’로 개발, 이곳을 영종 차이나시티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지노 호텔과 엔터테인먼트형 상가인 차이나 몰, 18홀규모 골프장, 고급 리조트형 휴양주거시설을 유치하고 이를 위해 도개공은 내년 2월까지 기본설계 용역과 주민보상 등을 마무리 짓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헌재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 등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4월 영국 아멕(AMEC)사와 인천공항 북측 왕산지역 120만평에 2010년까지 20억 달러를 투자해 카지노 호텔과 워터파크, 레저시설, 고급 주거시설, 외국인 학교, 골프장(27홀) 등을 조성하기로 외국인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또 용유·무의지역 39만평에 카지노, 호텔, 워터파크 등 해양 종합리조트 시설을 건설하고, 한국토지공사와 함께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영종지역 570만평에 14만명을 수용할 신도시를 건설할 방침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공항 상주직원들을 위해 공항신도시가 건설됐지만 자급자족할 도시로서의 규모가 작아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운서지구 14만평은 중구가, 운남지구 9만평은 토지주들이 나서 각각 개발을 하고 있다.
이처럼 영종·용유 지역은 시와 경제청,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 중구, 토지주 등 시행 주체가 다른 기관들이 각자 개발을 하고 있어 이대로 진행된다면 이 곳에는 공항신도시를 포함, 운북레저단지와 왕산 국제업무지역 등 크고 작은 신도시만 무려 6개에 달한다.
특히 기능도 중복돼 월도미와 영종 차이나타운이 비슷하고 올림푸스 파라다이스호텔 외국인 카지노가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의 하얏트호텔로 이전, 조만간 문을 열 상황에서 왕산과 용유, 운북동 등에도 카지노를 유치할 경우 카지노가 4∼5개에, 호텔과 골프장도 각각 10여개에 이른다.
이는 시가 송도신도시의 경우 장기 계획을 갖고 개발하는 반면 영종·용유지역은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주민들의 땅을 강제 수용, 개발하려는 한건주의식 행정속에 구체적인 대책없이 개발 계획을 마구잡이식으로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영종 주민 최모(45)씨는 “인천시가 송도는 도시계획에 맞게 개발하면서 영종·용유지역은 곳곳마다 개발 주체가 다르고 기능도 중복돼 특색없는 텅빈 도시가 될 우려가 높다”며 “공항신도시가 규모가 작아 제기능을 못하는데도 각 기관은 수요도 감안하지 않고 마구잡이 개발계획만 쏟아 놓으면 누가 책임질지 걱정스럽다”며 한숨읗 내쉬었다. /박준철기자 (블로그)terry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