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에세이-최환식의원(한·부천4)
 화가 몹시 난다. 그것은 나 자신이 한국인이고, 기자회견을 하려 한 사람들이 우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4명이 북경 쉐라톤 호텔 2층 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다 중국 공안원들에 의해 중단된 사태가 발생했다. 회견장의 모든 전등이 꺼지고 내외신 기자들은 회견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언론을 통해 난 사진을 잘 보라. 우리의 국회의원들을 향해 강하게 지시하는 듯한 중국 공안원들의 손과 얼굴.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표정.
 몹시 화가 난다. 우리 대사관과 주중 특파원까지도 중국내에서의 기자회견이 양국 외교관계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중국 정부로부터도 사전에 기자회견 절대불가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좋지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예견되었는데도 굳이 기자회견을 중국에서 그것도 중국의 수도인 북경에서 시급히 해야 할 특별한 사유가 있었는지 알고 싶다.
 촌각을 다투어야 할 정도로 급하게 이를 진행해야 할 분명한 사유가 있었다면 우린 이번 중국 정부가 행한 사태에 대해 분노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 돌아와서 기자회견을 해도 될 시급하지 않은 사안이었다면 문제는 다르다.
 더욱이 언론에 난 기사내용처럼 한건주의식 폭로였다면 이는 더 더욱 다를 것이다.
 양측은 서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덮거나 관망하기 보다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조사결과 중국 정부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중국 정부는 해당 국회의원은 물론 대한민국 정부에게도 정중히 사과를 해야 한다.
 반대로 우리의 국회의원들이 국제법을 모르고 실수를 했거나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우리 정부는 물론 해당 국회의원들도 중국 정부에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양측의 계속되는 책임전가 공방을 방치해서는 해결이 안될 뿐만 아니라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양국 외교관계에 악영향만 미칠 것이 뻔하다.
 정부는 빨리 사건의 경위를 조사해 사실에 접근해야 한다.
 그것만이 양국 외교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활동이 내·외국 어디에서도 법이 아닌 방법으로 무력화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러나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내세워 내·외국의 법을 초월해 이를 무시하는 행동을 해서는 더욱 안된다.
 이번 사태는 내 당 일 네 당 일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의 일로 초당적으로 대처하고 정부는 사실조사를 통해 해결을 해야 할 것이다.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시간만 지나면 될 것처럼 그냥 방치한다면 국민은 이번 사태의 진실과 국익에 미치는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화만 내고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