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지사는 26일 연두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집중해 추진하겠다는 도정시책을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발표했다. ‘일자리 창출’, ‘가족가치의 복원’, ‘평화와 통일’이다.
‘일자리 창출’을 도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은 것은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쨌든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실업문제가 큰 문제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의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향을 선택했다는 평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올해 최대 목표로 제시하면서 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기는 하지만 손 지사가 가장 공을 들여온 외자유치와 규제완화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족가치의 복원’은 경제중심의 도정시책방향에서 ‘복지정책도 빠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초기 보건복지부장관 출신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복지확충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크게 눈에 띄는 복지 정책을 내놓지 못해 오히려 취약분야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족의 복원이야 말로 복지의 핵심”이라는 손 지사의 말은 올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족’을 통해 잃은 복지점수를 다시 만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평화와 통일’은 북측의 반응과 상관없이 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때문에 손 지사가 가장 자신있게 추진하는 분야다.
지난해 개성공단방문을 통해 현실적인 입지도 굳혀 놓은 상태다.
손 지사는 “지난해 어려운 경제와 정치적 혼란, 불안정한 사회에서 도민들이 잃은 희망을 회복시키겠다”며 “경기도에서 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창출
올해 26만개를 포함해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 지도’를 만들고 ‘일자리 상황실’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직자, 근로자, 기업인들이 함께 하는 ‘일자리 창출 회의’를 매월 정기적으로 열어 이를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판교지역에 파스퇴르연구소를 비롯한 첨단 바이오 및 IT연구센터를 집중 유치하고, 광교테크노벨리를 나노특화팹과 서울대 융합기술원, 바이오센터, 황우석 바이오장기 생산연구시설 등이 입주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단지로 조성한다. 110만평 규모의 파주 LCD단지를 포함, 모두 494만평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40개의 아파트형 공장을 설치, 제조업체의 입지난을 완화해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경기청년뉴딜사업, 취업박람회 개최, 청년들의 해외취업 지원 등 적극적인 실업대책도 마련한다.
 손 지사는 국가차원의 경제살리기를 위해 정부에 대통령, 경제부처장관,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정협의회’ 구성, 운영을 제안했다.
 ▲가족가치의 복원
도는 빈곤층의 증가가 가정 해체의 원인이면서 결과라는 판단으로 가족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 추진한다.
가족단위의 여가공간을 늘리고 각종 도시계획 시설 등을 가족의 관점에서 설계하기로 했다.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을 설립하고, ‘가족종합지원센터’를 시범설치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아동복지를 위해 ‘위-스타트(We-Start) 경기도 마을’ 조성사업을 확대하고, 임산부와 영·유아의 건강을 책임지는 ‘WIC(Women, Infants & Children) 제도’도 도입한다.
 ▲평화와 통일
도는 개성공단의 본격적인 가동에 대비해 파주에 남북교류협력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10만명 수용 규모의 배후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올해부터 내년말까지 자유로를 현재 왕복 4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하고, 제2자유로가 빨리 개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와 협의해 북한 황해북도 지역에 100㏊ 규모의 남북합작 벼농사 시범농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에 도로와 철도 등 SOC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도를 균형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구대서·송명희기자 thim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