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니 말대로 합격 했다. 기집애…!”
 흥분이 되는지 격앙된 목소리로 약간 울먹거리면서 친구는 ‘어떻게 생년월일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알았을까?’ 그것이 궁금한 지 옆에 앉아 연신 물었다.
 “얘! 너 나 신기 있는 거 모르니?” 귀찮게 자꾸 묻기에 놀렸더니 순간 깜짝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어려서부터 모태 신앙이었던 친구는 그래도 필자가 하는 공부는 점이 아닌 나름대로 학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은 믿고 싶어 하는 눈치였는데 ‘신기(神氣)’라고 하니 적잖이 놀라는 기색이었다.
 “얘! 넌 학문으로 풀이하는 거라 했잖니.” 친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지 거듭 물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모든 것을 자기 입장으로 생각하여 그릇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친구는 그래도 자신의 편견을 많이 접고 있는 편이었다. 상대의 것을 있는 그대로 봐준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럼에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그녀의 이해심 많은 너그러움이 고맙기만 했다. 사람들이 자기 생각에만 갇히면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겉으로 치장하지 않은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답고 좋은 것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마음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려면 감정이나 행동이 지나치지 않게 항시 마음 주변을 밝게 가꾸어야 한다.
 재수를 하고 있는 아들이 걱정되던 차에 마침 아래층 여인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마침 합격 운은 족집게처럼 잘 맞춘다는 서울 변두리 어딘가에 있는 철학관을 다녀왔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불길하게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 낙심천만하여 필자한테 전화를 걸었었다.
 신금(辛金) 일주가 화기가 왕성한 5(午)월에 태어났고 또한 한창 뜨거운 한낮인 오(午)시에 태어난 고로 왕성한 화기(불)에 의해 금(金)이 쇠약하다. 이렇듯 쇠약해진 금(金)은 물(水)로서 화기를 식히던가, 토(土)로써 화기를 설기해야 하는데 마침 경진년 진토(辰土·축축한 땅)가 화기를 설기해 줄 뿐만 아니라 약한 신금(辛金)을 생해주는 아주 좋은 운으로, 그래서 자신하고 합격을 예견해 주었다. 그러나 친구는 못내 불안했던 모양으로 나중에 합격 소식을 듣더니 그렇듯 호들갑을 떨었다. 어쨌든 자신이 믿는 종교만이 최고라고 우기는 사람들에 비해 친구는 그래도 넓은 이해심을 갖고 있어 좋았다.
 
 다음; 부자사주, 거지팔자
 www.예지연.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