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서울에 거주하는 친구 동생이 급한 마음에 일부러 인천까지 내려왔다.
“상계동에서 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어쩐 일이야?” 두 시간 남짓 소요되는 시간을 마다않고 온 걸로 봐서 뭔가 급한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별일 없으시죠? 은정언니한테 가끔 언니 소식 듣고 있어요.”어떻게 보면 친구은정이 보다 더 뜻이 맞는 동생이었다. 필자가 서울에서 생활했을 때는 그래도 가끔씩 만나 연극이며 음악회를 다니며 소주도 한잔씩하곤 했었는데 인천으로 내려온 7년 동안 한번도 본적 없는 그야말로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로, 한살 아래지만 성품이 활달하고 솔직담백한 그야말로 친구 같은 동생이었다.
“왜? 무슨 일 있어?”작년에 개업한 슈퍼마켓으로 시간내기가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물었더니, 마음이 급했던지 속사포처럼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우리 슈퍼마켓에 자주 오는 손님이 있어요. 그분이 시세보다 싸게 나온 집이 있다며 여유자금이 있으면 사두면 괜찮을 거라 해서 한번 가 봤어요. 그랬더니 집이 아주 맘에 들더라고요.”
 마침 근래 들어 집을 한번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시세보다 한참 싸게 나온 가격이라 망설이지 않고 계약을 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중도금 치르기 며칠 전 집을 소개한 분이 갑자기 급하게 쓸 일이 생겼다며 이천만원만 빌려달라고 통 사정을 해서 거절하지 못하고 빌려 주었던게 문제가 되었다. 돈을 받기로 약속한 날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부랴부랴 찾아갔더니 말없이 나간 후 아직 연락이 없다며 식구들도 걱정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부족한 중도금라도 들고 가서 전후사정을 얘기하면 좀 봐주겠지 했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못하겠다는 기색이었다.
동생의 이런저런 얘기를 다 듣고 나서 제발 손해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괘를 내었더니, 지택림(地澤臨)이 뢰천대장(雷天大壯)으로 변한 괘를 얻었다. 세효(世爻) 卯木, 응효(應爻) 亥水로 세응(世應)이 상생하고 있어서 언 듯 보면 이루어질 상이나 巳월 庚辰일로 亥水가 월파(月破)에 임하여 世를 생 할 수 없고 항차 간효(間爻: 세와 응의 중간 효)에서 三重 丑土가 발동하여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는 중간에서 일이 어그러짐을 나타내고 있는 뜻이라 심히 안타까웠다. ☎(032)867-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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