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봄기운처럼 따뜻한 사람은 남에게 덕을 베풀어 만물이 소생하듯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지만, 쌀쌀한 겨울 기운처럼 냉정한 사람은 남에게 인색하게 굴어 겨울 날씨가 만물을 얼어 죽게 만들 듯 주변을 차갑게 만든다. 사람은 인정이 넘쳐흘러야 일도 순조롭게 풀리고 주위가 밝다.
수재로 전교 상위권에 맴도는 실력인데도 학(學) 운이 없어 2년째 재수를 하고 있는 친구 아들이 있었다. 워낙 총명하여 어려서부터 우리나라의 국립대학인 S대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학생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근소한 성적차로 번번이 떨어지곤 했다. 2년째 재수를 하다보니 본인은 물론, 친구도 수험생인 아들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던 지난해 겨울, 우연히 모임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이번 시험 결과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지 아들이 불안해 잠을 못 이룬다고 하였다. 만약 이번에 또 떨어지면 포기하고 Y대라도 보내야지 더 이상 재수는 본인이나 자신이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하소연 하면서도 끝까지 합격 여부를 묻지 않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친구는 그렇듯 답답한 중에도 묻지 않기에 필자가 궁금해 물었다.
“니 아들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니?”
그러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하나님 뜻에 맡기겠노라 한사코 생년월일을 알려주는 걸 거부하였다.
모임에서 돌아와 어려운 중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주관을 갖고 있는 친구가 대견하기도 했지만, 문득 합격 여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조용히 육효로 괘를 내어 보았더니 풍산점(風山漸)이 풍택중부(風澤中孚)로 변했다. 신금(申金) 자손이 용신인데 지세(持世)하고 동해서 화출(化出)한 축토(丑土)가 금고(金庫)가 되나 未일이 충개(沖開)하고 있으며 또 진토(辰土)가 동하고 일진이 생하여 금년에 합격이 가능하리라 보여 졌다.
반가운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에 너의 아들 S대 들어가면 한턱 단단히 내야한다.”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냐 하면서도 합격한다니깐 기분이 좋은 모양인지, “어디 한턱뿐이겠냐”며 평상시 같지 않게 목소리가 격양되었다. 그리고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근사하게 차려입고 남산에 있는 T호텔로 나오라는 전갈을 받고 소원성취 했음을 알았다. ☎(032)867-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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