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장관과 도백 및 경찰서장의 집에서 미화와 고가의 미술품 등 금품을 훔쳤다고 주장하는 절도피의자의 발언이 정치권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 김성훈 농림장관과 유종근 전북지사 사택, 배경환 안양경찰서장 관사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훔쳤다고 밝힌 김강용씨와의 면담내용을 녹취한 면담록을 공개하고 당차원에서의 진상조사단을 구성,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한나라당 정형근 기획위원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지사 집에서 장롱안의 현금 3천5백만원과 007가방의 미화 12만달러, 김장관 집에서 그림 4점, 배서장 집의 냉장고 김치통에서 5천8백만원 등을 각각 훔쳤다고 주장한 김씨와 한나라당 소속 변호사의 면담록을 공개했다.

 정 위원장은 『현직 경찰서장이 엄청난 돈을 뇌물로 받고, 고위직 인사가 많은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구치소에서 범인에게 술대접을 하며 회유한 것은 현정권의 총체적 부패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택수 대변인 또한 성명을 내고 『현 정권의 핵심실세라는 전북지사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국민들이 10, 20달러를 은행에 내고 있는 시점에 12만달러를 집에 은닉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 정권의 실상이 어떻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국민회의 박홍엽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사건을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사회기강을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미화 12만달러를 훔쳤다는 절도범 주장의 진위는 금방 밝혀질 것이며 만일 전과 12범인 절도 혐의자가 죄를 가볍게 하기 위해 지어낸 술책으로 드러날 경우 한나라당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조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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