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개봉하는 ‘인티머시-정사’(감독·파트리스 셰로)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접했던 어떤 ‘야한 영화’보다도 야하다. 전반적인 색깔은 비디오용으로 제작된 한국‘성인영화’에도 못미치지만 남녀의 은밀한 곳이 적나라하게 돌출하며, 오럴섹스 장면까지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제51회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인티머시’는 무미건조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시도하려는 남녀의 격렬한 사랑이야기다.
 적막한 도시의 오후, 한 여자의 노크소리가 남자의 낮잠을 흔든다. 뮤지션이었던 남자의 이름은 ‘제이’(마크 라일런스). 아내와 아이들을 떠나 보낸 뒤 지금은 바텐더로 일하며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수요일이면 찾아오는 그녀(케리 폭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둘은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만나 외로움에 휩싸인 짐승처럼 섹스를 나눈다.
 어느 수요일, 약속된 시간에 그녀가 나타나지 않자 제이는 그녀의 정체를 추적한다. 그녀의 이름이 클레어이고 결혼을 했으며 아마추어 연극배우임을 제이는 알게 된다.
 ‘인티머시’는 영국 소설가 하니프 쿠라이시의 단편소설 ‘나이트 라이프’를 각색한 작품. 파트리스 셰로 감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밟는 단계를 거꾸로 밟아가는 남과 여를 통해 ‘사랑의 조건과 지속성’에 대한 추상적인 질문을 던진다. 또 시작하기는 쉽지만 지속하기는 힘든 사랑을 보여주며 ‘소외’의 문제를 파고 든다.
 주연배우 케리 폭스와 마크 라일런스의 적나라한 정사장면은 영화제에서 집중적인 질문공세를 받았으며, 해외 개봉때도 적잖이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119분, 18세.<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