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식, 최무룡, 정윤희, 유지인…, 돌아온 용팔이, 진짜 진짜 잊지마, 영자의 전성시대….
 지난해 월드컵 때 세계 각국 ‘용호상박’의 경기로 불 타 올랐던 인천 ‘문학월드컵 경기장’에 가면 ‘왕년의 스타’와 그들이 열연한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영화상영업체인 태형영화사(대표·김종찬)가 문학경기장 1층 1천여평에 마련한 ‘오발탄 전시장’엔 5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영화배우, 감독들의 250여개의 브로마이드가 벽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뽀글뽀글한 퍼머 머리, 미니스커트 아래로 보이는 통통한 다리, 영화포스터가 당시 ‘미인’이라고 내세운 여배우들은 얼굴을 주먹만하고 몸음 바싹 마른듯한 몸매의 팔등신을 미인으로 치는 지금의 기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시장 한 켠에 마련한 8㎜영화촬영카메라, 필름편집기, 영사기렌즈, 슬라이드환등기나 16㎜ 영사기도 볼거리다. 이 50년전 카본식 옛날 영사기는 전시장을 꾸미면서 경상도 김천에서 공수한 골동품이다.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나도 감독’이란 코너를 통해 영사기를 돌리는 즐거움도 누린다. 태형영화사는 앞으로 전시품을 보강해 가면서 영화전시장으로서의 면모를 하나 하나 갖춰갈 계획이다.
 태형영화사 김태진 마케팅팀장은 “한국영화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도 영화 관련 산업은 대중에게 가깝지 않아 ‘오발탄전시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한다.
 영화배우 안성기의 사회로 개장식을 가졌던 지난 23일에는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이 상영돼 갈채를 받기도 했다.
 태형영화사는 앞서 지난 6월13일 월드컵경기장 내에 ‘오픈 에어시네마’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오픈 에어시네마’는 가로16m, 세로8m 크기의 공기를 주입한 스크린을 말한다.
 “문학경기장 뿐 아니라 다른 경기장들도 1년이라야 경기가 치러지는 날은 몇 달 되지 않을 겁니다. 이용하는 시간은 잠깐이고 거의 1년 내내 놀리는 경우가 많지요.” 김 팀장은 경기가 없는 날을 골라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로 ‘오픈 에어시네마’를 개장했다고 말한다. 물론 인천시시설관리공단에 임대료를 내고 있다.
 ‘오픈 에어시네마’에선 최신작 보다 놓치기엔 아까운 영화를 주로 상영한다. 장점이라면 야외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쐬며 스펙터클한 스크린을 접할 수 있으며, 어떤 음식이든 싸 가지고 와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영시간은 오후 7시20분, 9시, 11시 세 차례며 입장료는 어른 4천원, 어린이 3천5백원이다. 전시장 개장시간이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므로 조금 일찍와 전시장을 둘러보고 영화를 보면 좋다. <글=김진국·사진=안영우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