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 관계자들에게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74년)이나 아웅산 폭파 사건(83년)은 국가 최고위 경호 사건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페인트 투척사건(99년) 등은 국가 주요 인사에 대한 경호 문제를 제기한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1960년 이후 지금까지 국가수반급을 대상으로 한 위해사건은 무려 186건에 이른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는 취임초 부터 경호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청와대 경내를 관람중인 학생들과의 예상치 않았던 기념사진 촬영은 지난 정권까지는 시도되지 않았던 탈권위주의의 사례로 대통령과 국민간의 거리감을 일거에 없애는 효과를 가져 왔었던데 비해, 지난 달 광주 5·18 행사장에서 참석했던 노 대통령이 시위대 때문에 정문을 통하지 못했던 것은 국가 원수에 대한 경호문제가 국가적인 안전 문제로 까지 비화되는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청와대 경내에서 한 할머니가 노 대통령이 타고 있는 차량안으로 수건 뭉치를 던져 넣는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이 외부 행사를 마치고 들어오면서 관람객에게 손을 흔들어주기 위해 잠시 자동차 창문을 연 사이의 일이다. 다행히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밝혀져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으나, 경호상으로는 대통령이 자칫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던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경호임무’가 일순도 놓칠 수 없는 이유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최근 대통령 경호실은 노 대통령 내외 및 비서실 주요 인사, 가족, 출입기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호무도시범’을 선보인 바 있다. 대통령 경호실이 자체 개발한 특공무술을 비롯해 경호무도술기 시범, 위력격파 시범, 경호상황조치 시범 등 실전상황을 방불케 하는 시범을 지켜본 노 대통령은 경호 임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향후 노대통령의 자연스러운 국민 접촉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경호 수행을 위해 대통령 경호실이 내놓을 묘안이 궁금해진다.<손미경 기자>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