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엔 가슴마다 ‘사랑’을 담고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자.
다음달 10∼19일 복사골에 ‘영상의 꽃’을 활짝 피울 ‘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2003)’는 고감도의 빛깔을 보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펼쳐낼 것으로 보인다.
‘Pifan 2003’은 지난해보다 17편을 늘린 35개국 190편(장편 100, 단편 90)의 영화를 준비했다.
개막작 ‘원더풀 데이즈’는 애니메이션이라기 보다 ‘멀티메이션’이다. 2D, 메카닉 및 3D, 미니어처를 총 동원해 제작, 디테일과 색체감이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든다. 전쟁의 폐허속에 싹트는 사랑과 희망을 그린 ‘원터풀 데이즈’는 해리포터란 별명을 가진 김문생 감독이 7년간 공들인 대작이다. 웬만한 블록버스터의 그것을 뛰어넘는 126억원이란 제작비만 봐도, 왜 개막작으로 선정했는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폐막작은 ‘싸이퍼’(감독·빈센조 나탈리)와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감독·윤재연) 두 편이다.
‘큐브’로 잘 알려진 캐나다 감독 빈센조는 자본의 음모로 기억을 잃고 정체성에 혼돈을 겪는 모건 설리번이란 인물을 ‘싸이퍼’에서 제대로 형상화하고 있다.
‘…여우계단’은 가부장제 사회를 통렬히 풍자한 단편 ‘사이코 드라마’로 주목을 끈 윤재연 감독의 작품. 인간의 불안심리묘사를 마이크로처럼 탁월하게 그려낸다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소녀들의 자아를 향한 사랑, 기이한 우정을 세심한 드라마로 빚어낸다.
특별전 ‘매혹과 열정의 볼리우드’ ‘가이 매딘 특별전 ‘홍콩영화의 전성시대:쇼 브라더스 회고전’ 등도 기대되는 프로그램들이다.
‘볼리우드’는 봄베이와 헐리우드를 합친 말로 뮤지컬이 섞인 인도의 상업영화를 가리킨다. 이번에 소개되는 볼리우드 영화들은 인도에서 최고인기를 모은 작품과 최고 감독들의 최근작들이다.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가이 매딘’은 캐나다 위니펙에서 80년대 중반부터 계속 영화를 만들어온 중견감독이다. 가이는 독일과 러시아의 무성영화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스타일을 주로 구사한다. 그는 한마디로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홍콩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쇼 브라더스 회고전’에서 만날 수 있는 영화는 ‘양산박과 축영대’(감독·이한상), ‘대취협’(감독·호금전), 그리고 장철 감독의 영화 네 편이다.
이외에도 ‘후카사쿠 긴지 추모전’과 특별상영으로 ‘카시 삼부작:생명과 문명의 불협화음’ ‘나이박이 들고 온 오래된 영화상자:길, 뮤지컬, 카툰’ 도 눈길이 가는 목록이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피판2003의 중요한 특징가운데 하나는 페밀리섹션을 강화한 것”이라며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환타스틱의 참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