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쯤 서울로 계모임을 갔다. 그때 KT(한국통신)에 근무하는 친구의 딸이 전화요금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나는 그것이 무어냐고 물었더니 한달에 일정요금만 내면 시내·외 전화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좋다고 했는데 며칠 뒤 친구 딸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이미 가입이 됐다는 것이었다. ‘이미 가입이 됐다고?’ 나는 가입을 한 적이 없는데 가입이 됐다니, 이상해서 KT에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서울의 모 아무개씨가 임의로 가입을 했다는 것이다.
 수소문끝에 그 사람을 찾아내 “어떻게 본인에게 확인도 안하고 가입을 시켰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아는 친척분인지 누군가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게 누구냐고 물었더니 나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이름을 대는 것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렇지만 정액요금제가 좋은 것이라고 해서 그 직원의 사과를 받고 그냥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날아온 고지서를 보니 정액요금제가 훨씬 넘는 금액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다시 KT에 전화를 걸어 “우린 1만4천7백원에 정액요금제에 가입됐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직원은 12월9일부터 쓰는 요금이 적용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부가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KT에 전화를 걸었다가 1월요금이 2만7천원이나 나온것을 확인한 것이다. 나는 다시 “정액요금제인데 왜 그렇게 많이 나왔느냐” 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직원 왈, 지난달 26일에 전화국 직원가운데 모씨가 정액요금제를 해지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누가 해지했는지는 모르지만 KT내에서 이뤄진 것이 틀림없었다.
 문제는 가입과 탈퇴를 어떻게 당사자와 한마디 상의없이 직원들 임의대로 하는 것이냐는 점이다. 내가 생각컨데 KT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이 마구잡이로 정액요금제 가입자를 모은 뒤 많이 쓰는 사람은 탈퇴시키는 것이 틀림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부가서비스를 신청할 때는 본인의 동의니 뭐니 하며 꼼꼼히 물어보면서 휴대폰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실시한 정액요금제를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시켰다 탈퇴시켰다 하는가 말이다. 이 기회에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정액요금제에 가입하기전 꼼꼼히 따져볼 것과 전화요금이 제대로 나온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라는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정액요금제 하나만도 이렇게 처리하는데 다른 계산은 또 얼마나 주먹구구식일 것인가.<오은주·인천시 계양구 효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