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에 길잃은 할머니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니 할머니가 추운 날씨 탓에 몸이 꽁꽁 얼어있고 입술이 새파란 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할머니 옷차림을 보아 노숙자나 버려진 할머니는 아닌 듯했다. 우선 순찰차로 파출소에 모시고 와 따뜻한 물을 드시면서 몸이 녹기를 기다렸다.
 할머니 성함과 주소를 물어보았으나 할머니가 귀가 어두우시고 약간의 치매증상이 있어 대화가 쉽사리 이루어지질 않았다. 몇번의 되물음으로 할머니 성함을 알아내어 동사무소 및 단말기 조회로 확인해본 바 할머니 성함과 연령층이 비슷한 분이 계셔 그 주소지로 가서 확인해보니 집 앞 교회에 가셨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시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할머니를 순찰차로 귀가시켜 드렸다.
 그러기까지 대략 한시간 반이 걸렸다. 할머니를 발견한 장소에서 집은 100m도 안되는 거리였다. 만약 할머니께 이름표를 달아주었거나 목걸이 등에 주소와 연락처를 적어놓았더라면 최초 발견한 신고자나 경찰관들이 그것을 보고 바로 집까지 모셔다 드렸을 것이다. 그럼 할머니가 추운데 몇시간 동안 노상에서 떨지 않았을 것이고 집에서도 노심초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소한 것이지만 유비무환이라고 이름표나 목걸이 등을 이용하여 연락처 등을 기재해 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문영·수원시 권선구 금곡동·radcat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