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0번의 금요일 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온다프레스, 452쪽, 2만3000원

10년이다. 아득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생생한 그날. 그날로부터 힘들게 한 발을 내디딘 가족들과 우리의 이야기.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공식 기록집이 출간됐다.

4.16 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2022년 봄부터 2년여간 단원고 피해자 가족 62명과 시민 55명을 총 148회 인터뷰하고, 관련 기록들을 검토해 펴낸 <520번의 금요일>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절규와 억울함, 국가의 무책임, 그날로부터 끊이지 않고 잇따르는 참사에 대한 실망 등이 책 속에 담겨있다.

그럼에도 나아가야 했던 시간들,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했던 이들의 삶을 다뤘다.

인터뷰이들은 작가들이 던지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지난 10년간 삶의 빛과 어둠을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보여주었다고 한다. 떠나간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아팠지만 치열했고, 힘들었지만 나아갔다.

작가단은 책의 앞머리에서 독자들에게 전한다.

“어떤 독자에게 이 기록은 지난 10여년 동안 가족들 몸과 마음에 새겨진 수만 개의 사연 중에 아주 작은 부분들을 엮은 열두 개의 소품에 불과할지 모른다.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받아 적은 뒤 그 이야기의 조각들을 맞추고 이어붙이는 일은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참사 직후에 분노에 치를 떠는 와중에,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는 때에 얼떨결에 연단에 올랐던, 그전에는 그저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던 이들이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이 어수선해 보일 수 있는 기록들에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남아있는 어떤 힘과 진심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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