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영변군의 고구려 때 이름은 밀운군이다. 密(밀)은 고요하다, 雲(운)은 번성하다는 뜻이다. 고려는 건국 후 북진정책을 강행함으로써 이 일대는 곧 고려의 강토가 되었으며, 970년에 연주로 개편되었다. 藥山(약산)은 영변 서쪽에 있는 산으로 봄이면 붉은 진달래가 소담스럽게 피어나 관서팔경의 하나에 들었다.-지금은 핵시설로 더 유명하다. 소월 김정식은 '진달래꽃'으로 이별의 한을 형상화하는 데 썼다.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 영변에 약산 / 진달래꽃 /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 가시는 걸음걸음 / 놓인 그 꽃을 /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2006년도는 정부 정책에 대한 서민들의 신뢰지수가 최악을 향해 달렸던 해다. 양극화 심화와 서민경제 파탄 등의 악영향을 해결한 근원적 대책이 미흡했다.
①“핵실험은 성공했다”는 조선중앙통신사의 발표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북한은 '대포동'을 비롯하여 단·중·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으며, 지하핵실험을 강행했다. 1992년 합의한 비핵화선언이 무색하게 되었다. ②부동산종합대책(2005) 발표 이후 조용했던 시장은 연초부터 불안한 양상을 보이더니, 강남권뿐만 아니라 수도권까지 퍼져 이상급등현상이 빚어졌다. 정부는 버블경고·금리인상·반값 아파트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4년 만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③반기문 前 외통부장관이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분단국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여 '한국브랜드' 가치를 높인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북한 인권을 도외시하는 사람이 자격이 있느냐는 시비에 휩싸였다. ④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신촌에서 서울시장 선거 지원유세 중에 흉기로 턱근육이 잘리는 부상을 입어 안면부위에 60여 바늘을 꿰맸다.
⑤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에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을 사실상 석권하며 압승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전북지사 한 곳만을 건졌다. 총 230개에 달하는 기초단체장도 155곳(67.4%)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⑥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대박을 터뜨린 이후 '인어이야기'나 '황금성' 등 게임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도박이 큰 사회문제가 됐다. 검찰은 관련 공무원과 직원, 조직폭력배 등 약 40명을 구속하였다. ⑦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개시됐다.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미국식 체제가 몰고 올 양극화 심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⑧“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盧 대통령은 '전작권이야 말로 자주국방의 핵심이며, 자주국방이야 말로 자주국가의 꽃이자 핵심'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역설했다. 하지만 역대 국방장관과 예비역 장성들이 반대하며 격렬하게 충돌했다. 특히 한미연합사 해체 문제와 겹치면서 국론분열에 가까운 안보논쟁으로 비화되었다.
密 밀 [빽빽하다 / 깊숙하다]
①집에서 말없이 가만히 있는 글자가 宓(잠잠할 밀)이다. 자기네 집안일(宀면)은 반드시(必필)잠잠하게(宓밀)하라. ②세상이 시끄럽다면 잠잠히(宓)산속(山)깊숙한(密밀)곳에서 살자.
風天小畜(풍천소축)은 주역의 9번째 괘로서 하늘(乾卦)위에서 부는 바람(巽卦)을 가리킨다. 바람만으로는 만물을 적셔줄 수 없다.여기에서 유래한 密雲不雨(밀운불우)는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으나 비는 내리지 않는 상태다. 여건은 이미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가득한 상황을 비유한다. “먹은 것이 얹힌 데다가 변비가 있어 똥이 누어지지 않는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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