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 출범 20주년(10월15일)을 맞았다. 지난 세월 동안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개발 현장을 보며 새삼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말을 실감한다. 갯벌을 메우고 그 위로 쭉쭉 뻗은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첨단 글로벌 도시'로서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IFEZ는 이제 '도시 개발은 이렇게 하는 것'임을 뽐내며 세계인의 이목을 끈다.
국내에서 경제자유구역(FEZ) 지정 필요성은 지난 1997년 IMF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제기됐다. 보유외환 부족의 타개책으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일종의 경제특구 정책으로 시작한 FEZ 지정(2003년 8월11일)은 수도권 관문 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을 가진 인천의 발전을 이끄는 계기로 작용했다.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송도·청라·영종) 이후 지금까지 국내 외국인 직접투자의 70% 이상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인천경제청은 드넓은 바다 공간을 매립해 마련한 토지를 바탕으로 사업권을 부여해 왔다. 조성원가 이하로 토지를 제공하고,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외국인 기업 투자유치에 주력했다. 송도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과는 더욱 크다. 단일 도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을 보유한 송도엔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굴지의 바이오 기업을 비롯해 머크·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기업이 들어온 상태다. 현재 송도 20만2969명, 영종 11만5123명, 청라 11만4103명 등 모두 43만2195명이 거주하고 입주기업은 3481개에 이른다.
반면 그동안 거둔 실적은 차치하더라도 헤쳐나가야 할 과제도 많다는 분석이다. 먼저 3개 경제자유구역 내 주민 삶의 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인천발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쟁력 관점에서의 인천경제자유구역 정주여건 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의료와 생활 여건 등에서 수도권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분야의 경우 우여곡절을 거치며 송도국제도시에 연세대학교 송도 세브란스 병원이 착공했지만, 아직은 3개 지역에 대형 의료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다른 지역을 전전하는 등 큰 불편을 겪는다.
IFEZ는 앞으로 인천 발전을 선도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시민이 행복한 인천'이란 목표를 실현하려면, 눈앞에 펼쳐진 장애와 난관을 슬기와 역량으로 극복해야 할 터이다. 그래야 '인천이 세계 초일류 도시'의 꿈도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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