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지킨 '문화예술요람'…최고 자리에 우뚝

1998년 인천시교육청이 세운 공립학교
인천에 단 하나 뿐인 공립예술고교
음악·미술·무용 3개 과서 인재 육성
2001년 제1회 졸업…총 3680명 배출

2021년 예술관 건립…최고의 시설 자랑
공연·전시·실기 등 다양한 경험 제공
갈고 닦은 실력으로 각종 대회에서 두각

오랜 바람 불구 개교 후 이전 문제 부상
주택가 민원·열악한 교육환경 논란 끝
현 부지에 예술관 등 시설 짓기로 매듭
▲ 인천예술고등학교는 2001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인천예고에는 음악과를 비롯해 무용과, 미술과가 있다.
▲ 인천예술고등학교는 2001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인천예고에는 음악과를 비롯해 무용과, 미술과가 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로 115번길 36(간석동), 인천예술고등학교는 예술 인재 육성을 위해 1998년 개교한 특수목적고등학교이다. 인천예술고등학교는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세운 공립학교이다. 공립예술고등학교는 인천에서는 한 곳뿐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각 시·도별로 하나씩이 안 될 정도로 그 숫자가 많지 않다. 음악과, 미술과, 무용과 등 3개 과를 두고 있다.

2021년, 약 2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새로 지은 인천예술고등학교 예술관은 수도권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520석 규모의 공연장 '인아트홀'은 학생들이 작품 발표회 등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조명이나 음향 등 무대 시설을 최고 수준으로 하였다. 방음시설 등을 제대로 갖춘 대규모 오케스트라실과 80여 개의 개인 연습실이 있다. 특히, 인천예고는 세계적인 명품 피아노로 평가받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2대나 보유하고 있다. 미술 작품 전시를 위한 공간도 2개 층에 걸쳐 마련되어 있다. 점프가 많은 무용과 학생들을 위한 무용 전공 실기실의 높이는 무려 6m에 달한다.

인천예고 음악과의 전공분야는 성악, 피아노, 작곡, 현악(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클래식 기타), 관타악(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색소폰, 리코더, 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 타악기) 등이다. 학교는 정기연주회, 전공발표회, 졸업연주회 등 학생들이 전문 연주가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연주 기회를 준다. 학기별로 1회 이상 공연 실습으로 모든 학생이 연주 실전 경험을 쌓는다. 동아리 조직을 통한 앙상블 연구 활동도 많다. 학교 안팎에서 치러지는 각종 콩쿠르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학교가 적극 지원한다. 학교 내 전문 연주홀에서의 무대 경험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다.

음악과는 학년별로 5단계의 소수 인원으로 나누어 수준별 수업을 운영한다. 학기별로 두 차례 실시하는 전공 실기 평가로 개인의 실기 능력도 끌어올린다. 학교는 특히 주 1회의 레슨비를 지원해 학부모들의 교육 경비 지출을 줄여주기도 한다. 전공과 악기에 맞는 교수와 전문 연주자를 초청하는 마스터클래스도 상시 운영한다.

80개에 가까운 개인 연습실은 인천예술고 음악과의 자랑이다. 수업 전이나 방과 후에 자기만의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예술고 음악과 학생들은 150여 명의 임용 강사와 400여 명의 등록 강사들로부터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전임교사들은 학생들을 전공별로 밀착 지도한다. 이탈리아어와 독일어 딕션, 성악 연주법, 피아노 연주법, 현악 테크닉, 작곡 심화, 클래스 피아노, 오르간 등 다양한 전공 심화 수업도 눈길을 끈다.

미술과는 한국화, 서양화, 디자인, 조소 등의 전공 분야가 있다. 교과 내용을 살펴보면, 평면 조형, 드로잉, 미술사, 동시대 미술, 미술 전공 실기, 매체 미술 등이 있다. 학생들은 매년 신춘 기획전, 학년별 테마전, 학생 자율 기획전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전시 기회를 갖는다. 학생 미술 작품전의 경우에는, 1학년은 드로잉, 2학년은 한국화, 서양화, 디자인, 조소 등으로 구분해 전시회를 치른다. 미술과 선생님들의 작품전도 마련해 교사와 학생들이 작품으로 소통하는 기회도 마련한다. 인천 지역의 예술인이나 예술단체와 함께 어울리는 예술 활동도 펼친다. 미술과의 동아리는 큐레이터, 만화, 전시관람, 미디어탐구, 영상, 드로잉, 캘리그라피, 미술사 등으로 다양하다. 또한, 학생들의 재능을 살린 봉사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인천예술고등학교 미술과 학생들의 작품을 공공기관이나 인천의 여러 학교에 전시하는 사회적 기여 활동도 펼친다.

무용과의 전공은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이 있다. 무용과의 공연은 크게 정기공연, 향상발표회, 졸업 공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정기공연은 학생들 스스로 규모 있는 공연작품을 통하여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융합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마련한다. 무용과는 학기별로 두 차례씩 갖는 향상 발표회가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공통 실기, 개인 작품, 대학 맞춤형 실기 작품 구성 등 학생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무용과의 졸업 공연은 3년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함으로써 전문 예술인에 버금가는 기량을 뽐내는 자리로 평가받는다. 무용과 학생들은 또 찾아가는 무용공연 등 다채로운 체험활동도 펼친다. 매년 갖는 무용과의 창작 무용 경연대회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 인천예술고등학교 건물 공사 모습.
▲ 인천예술고등학교 건물 공사 모습.

인천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2022학년도 활동 실적을 살펴보면, 음악과의 경우 KCM 한국클래식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분 1위, 음악교육신문사 콩쿠르 색소폰 부문 1위, 제26회 예음전국음악콩쿠르 피아노 듀오 부문 1위, 한국 학생 음악교육 연구회 콩쿠르 타악기 부문 1, 2위 등 전국 최고 수준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3위 이상의 성적을 낸 전국대회도 여럿 더 있다.

미술과는 신춘 기획전, 2022 아트시즌 한마당전, 학생 자율기획전, 2022 가온갤러리 학생 작가 초대전, 제25회 학생미술작품전, 찾아가는 학교 갤러리, 2022 창작미술실기대회, 테마전, 2022 중등영재 산출물 발표회, 학생자율 기획전 등 거의 매월 작품 발표 기회를 가져왔다.

무용과는 2022 한양대학교 제36회 전국 중·고등학교 무용 경연대회 금상, 2022 춤과 사람들 전국 초·중·고 무용경연대회 금상, 2022 KACIEA 문교협국제무용콩쿠르 금상 등을 수상했다.

인천예술고등학교는 2001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때부터 2023년 2월 제23회 졸업생까지 학교를 거쳐 간 학생들이 총 3680명이다. 2023학년도 대학 진학자는 졸업생을 포함해 총 202명이었다.

인천예술고등학교는 학교 이름을 새긴 교문이 2곳이다. 1998년 개교 당시부터 썼던 교문이 있고, 옛 학교 운동장 부지에 새 건물을 신축하면서 만든 교문이 있다. 옛 교문은 이제 사용하지 않는다.

▲ 인천예술고등학교 전경.
▲ 인천예술고등학교 전경.

인천예술고등학교가 현 자리에 최신 시설을 갖춘 예술관을 신축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고,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인천예고의 설립은 인천 지역 문화예술계와 교육계의 오랜 바람이었다. 그런데 인천예고를 설립한 지 몇 년 안 되어 학교 이전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오래된 건물에 들어서다 보니 방음시설 등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한 악기나 노랫소리 등으로 주변 주택가의 민원 사항이 된 거였다. 학생들의 교육환경도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미술과 실기실은 특성상 지하에도 갖추게 마련인데, 비가 많이 올 때면 지하층이 침수되고는 했다.

주변 민원과 열악한 시설여건 등으로 인천예술고등학교 이전 문제는 교육감 공약사항으로까지 채택되어 추진될 정도로 중요 사업이었다. 2005년까지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데, 실제로 이행되지는 못했다. 그 이후 2012년까지 이전을 목표로 구체적인 계획까지 다시 수립하기도 했는데 이 또한 실행하지 못했다. 이전 계획이 나올 때마다 거론된 이전 장소도 달랐다. 부평 백운공원 등지에서부터 송도신도시까지 여러 곳이 거론되었다. 이전 대상 부지 소유권 확보나 도시계획시설 용도지역 변경 등의 절차를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학생들의 악기 소리가 시끄럽다던 학교 주변에서는 이전 준비가 구체화하자 “남동구에서 예술고등학교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면서 그전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도 거세게 일었다. 결국은 현 부지에 예술관을 비롯한 학교 시설을 신축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전 문제는 매듭지어졌다. 인천예술고가 개교할 때 사용했던 옛 본관 건물은 철거한 뒤 그 자리에 다목적체육관을 짓기로 했다. 이 다목적체육관은 민간에서 사업비를 부담해 건축하고, 완공 후 교육청에서 임대료 형식으로 보전해 주는 BTL 방식으로 건립한다.

/인천생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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