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상품·코스 6~7년 전 그대로
화장품·카지노·면세점 등 지원 요구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6년여 만에 한국 단체관광 문을 열면서 인천에는 9월 이후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 관련기사 8면 : [긴급진단-인천, 유커 맞을 준비됐나] (하) 컨트롤타워 구축으로 인천 관광 새 판 짤까
중국 경기침체와 국내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이전과 같은 수준의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인천 관광 콘텐츠는 6∼7년 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에는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 발표가 있었던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8개의 한국 패키지 관광 상품이 올라왔다.
대부분 9월부터 출발하는 상품으로 방문 목적지는 서울과 제주, 강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용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때는 중국 황금연휴인 중추절과 국경절(9월29일∼10월6일)이 될 전망이다.
한국 패키지 관광 상품 중에서 아직 인천 관련 프로그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타 지역 패키지 상품이나 인천이 포함된 개별 관광 상품으로 예상했을 때, 앞으로 인천 상품은 가격 매리트나 차별성 모두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씨트립이 소개하는 서울+인천 개별상품을 보면 인천 코스는 대개 당일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대로 이뤄져 있다. 중구 차이나타운과 송월동 동화마을, 송도국제도시를 찾는 등 코로나19, 사드 전 때와 비슷한 콘텐츠들이다.
익명을 요청한 지역 한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전 몇십만 원짜리 투어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다. 가이드비, 관광버스 렌트비, 숙박비, 식비 등 한국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다. 요즘 서울과 강원, 제주 등 다른 지역 단체상품이 우리 돈으로 200만원 정도에 책정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청년 취업난, 부동산 경기 침체, 금융 불안 등 총체적 위기인데 가격 매리트가 실종됐다. 차라리 고급화 전략을 쓰려고 해도 인천 콘텐츠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 환경이 제한적이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2017년 사드 사태와 코로나19까지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천 관광 콘텐츠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도 유커 특수를 막는 부담이라고 꼬집는다. 복합용지를 이미 준공한 상황에서도 유치에 난항을 겪는 '골든하버'가 대표적이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터미널 인근에 쇼핑, 레저, 리조트 같은 해양관광 복합시설로 계획된 골든하버가 유커 복귀쯤 완성됐다면 카페리, 크루즈 관광객 유치 최전선에서 활약했을 가능성이 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최근 골든하버 부지 매입에 나섰으나 1조원대의 예산 마련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카지노와 면세점, 화장품 업계를 향한 지원도 요구된다. 특히 인천 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Oull)'은 출시 이후 중국인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연간 5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드, 어울 운영사 변경 과정에서의 마케팅 공백,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