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업 설계·감리 공개입찰 실시
퇴직자 포진 업체들만 집중적 수주
OB 영입 후 실적 증가 사례도 다수
관련 업계, 반발 기류·강력한 의심
▲ 4단계 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제2여객터미널 조감도

인천공항 건설공사에 소환된 '전관 카르텔' 파장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공개입찰 과정을 거쳤지만 설계 및 건설사업관리(감리)로만 한정해도 인천공항공사 퇴직자가 포진한 업체들만 다수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수주했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8월7일자 1면 '전관 카르텔 소용돌이, 인천공항까지 번지나'>

단적인 예로 복수 이상의 특정업체들만 설계·감리용역 여럿을 수주한 것을 놓고 업계의 시각은 (재)취업이 아닌 전관 카르텔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4단계로 나눠 인천공항 건설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설계·감리를 집중 수수한 특정업체들한테 인천공항공사 전관(OB)이 확인된다.

8일 인천공항공사가 공개한 '인천공항 3, 4단계 건설사업 계약자 현황'에서 3단계 사업은 건설공사 84건, 설계 9건, 감리 22건, 4단계 사업은 건설공사 81건, 설계 4건, 감리 20건이다. 사업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공항 4단계 사업과 관련된 설계 및 시공, 감리 업체에 속한 인천공항공사 OB는 16명으로 파악된다. 1~2급 처장·팀장 등 기술 분야의 경력자들이다.

눈길을 끄는 OB는 인천공항공사 본부장(상임이사) 출신의 A씨로 취업제한 제도를 피해 B업체 계열사 B-b로 들어가 4단계에서 설계 2건, 감리 5건을 수주했다. B업체는 A씨가 인천공항공사 본부장 재직 당시에 발주한 3단계에서 설계 1건, 감리 4건을 수수한 바 있다.

C업체의 경우 인천공항공사 OB인 D씨를 영입하기 전까지 3단계 사업에서 수주 실적은 설계 1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D씨를 영입한 C업체는 4단계에서 설계 1건, 감리 3건을 수주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발주하는 건설공사는 부도 위험성이 없는 최고의 관급공사이자 공항 프로젝트가 갖는 상징성때문에 수주한 업체에게는 최고의 영예”라며 “관련 업체들이 OB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는 국책사업인 인천공항 건설공사가 이권 카르텔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건설사업의 큰 장이 열리는 인천공항에서 전관 채용 업체들이 여럿의 사업을 차지하는 상황에 반발 기류가 강하다.

인천공항의 중·장기 사업계획, 사업방향, 평가방식 등에 능통하고,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소통이 가능한 OB를 채용한 업체들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편 인천공항 4단계(2017~2024년)는 사업비가 약 5조원에 달한다. 3단계(2009~2017년) 사업비 4조9303억원으로 관련 업체가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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