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개선·확장 등 3·4단계 사업
수주업체에 퇴직 임직원 수두룩
공사 “개입 여지 업무, 개편 검토”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불거진 '전관(OB) 카르텔' 파문이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으로 소환되고 있다. 건설공사와 관련된 설계, 감리, 시공 등 수주업체에 인천공항공사 퇴직자가 대거 포진하고 있어서다.

6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장 사업비 5조원 가량이 투입된 인천공항 4단계 사업에 대한 설계, 감리 등을 맡은 업체에 인천공항공사 퇴직 임직원 10여명이 취업해 있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하는 4단계는 '국제여객 연간 1억명' 시대를 견인할 핵심사업이다.

인천공항에서 '전관 카르텔'은 비단 4단계 사업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사업비 4조9303억원이 들어간 3단계 사업을 비롯해 인천공항 시설개선 사업과 확장 등 건설사업 때마다 상당 수 업체가 인천공항공사 전관으로 연결됐다.

앞서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은 지난 2016년 감사원 감사(점검)에서 건설계획 분야, 설계·시공·품질관리, 계약관리 등 12건에 대한 위법·부당 사항이 적발된 바 있다. 교량 상부구조물 설계 부적정, 제2여객터미널 연결 철도 지하굴착 시공관리 부적정, 지급자재용 레미콘 품질관리 부적정, 건축·기계·전기공사 통합발주 부적정이다.

특히 인천공항공사 본부장(상임이사) 퇴직자의 경우 '재취업 승인' 절차를 피하는 '꼼수 전관 카르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대기업 직행을 대신에 계열사 사장·부사장 등 임원 자리로 우회하는 방식의 전관 채용이다.

인천공항에서 전관은 본부장, 1급 처장, 2급 팀장 등으로 설계와 감리, 시공 분야로 다양하게 분포된 특징이 있다. 이들은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하는 장기·단기 사업계획을 훤하게 꿰뚫고 있거나, 해당 사업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핵심 간부들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프라를 확장하는 인천공항 건설공사는 설계, 감리, 시공 등 분야별 사업비가 수천억원에 달해 사업정보 취득, 사업방향, 평가방식 업무에 훤한 전관을 영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 전관을 채용한 업체들 대부분은 3단계부터 4단계 확장 사업인 제2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4활주로, 교통센터, 셔틀트레인, 여객기·화물기 계류장, 연결 도로망 등 상당수의 토목과 건축 분야별 설계·시공·감리를 맡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건설 카르텔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만큼 인천공항 건설공사와 관련된 전관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업무 개편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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