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참석차 佛 방문 전 현지 일간지 르피가로 기고문
"우크라이나 평화 회복에 지원 아끼지 않겠다…나토 회원국과 공조할 것"
"원전·방산 공동 연구·개발하면 시너지 낼 것…문화 동반자 관계도 각별해지길"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을 영접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실린 기고문에서 "2004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래 정치, 안보,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온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양국의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세력 간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와 평화가 위협에 처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문제 등 안보 분야에서 프랑스와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2024∼2025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안보에 관해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공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무력을 통해 주권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은 프랑스가 일관되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면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 온 것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948년 파리에서 선포된 국제인권선언을 언급, "대한민국은 자유와 인권의 나라인 프랑스와 공조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주관한 뒤 함께 참관한 국민들에게 인사말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양국 경제 협력과 관련, "장차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분야에서 프랑스에 투자하고 프랑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한다면 상호 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과 방위산업은 양국 모두가 우수한 제조 기술을 지닌 분야로 공동연구와 공동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소형원자로(SMR)와 수소 에너지 공동개발에 나섬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응한 그린에너지 공급 확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2019년 한국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BTS, 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프랑스에서 인기인 점을 두고 "프랑스가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의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각별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1886년 우호통상조약을 맺으며 외교관계가 시작됐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파리에서 독립운동을 펼칠 때 프랑스가 보호막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쟁 당시 프랑스가 연인원 3천421명을 한국에 보내 262명이 전사, 1천8명이 부상했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프랑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30년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부산 유치와 관련, "1950년 프랑스의 청년들이 전쟁 중인 한국을 구하기 위해 도착했던 바로 그곳"이라며 "당시 피난민들로 넘쳐나던 부산은 이제 세계 2위의 환적량을 자랑하는 국제적 항구도시가 됐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직접 참석한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