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필실 건물 소유주 변경
안성시 매입 의사 밝혔지만 거절
문단 “이곳에서 많은 작품 나와
선생 뜻 기리고 유업 이어가야”
▲ 박두진 시인의 유품이 옮겨지기 전 집필실 내부 모습이다. 평소 박두진 시인이 즐겨 모았다는 수석이 집필실 내 방치돼 있다. /사진제공=독자

청록파 시인이자 문단의 거목인 박두진 시인의 집필실 내 방치됐던 유품이 문학관으로 옮겨졌다. <인천일보 2023년 5월26일자 1면 '박두진 집필실, 잡초에 파묻히다'>

다만, 집필실 건물은 개인 소유로, 보존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단에선 보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 인천일보 취재에 따르면 안성시는 지난 1일 집필실 내 시인의 유품을 박두진문학관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시는 지난해 집필실 소유권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서 유족인 박두진 시인의 아내이자 아동문학가 이희성씨의 동의를 얻어 유품 기증 절차를 밟았다.

이로써 2018년 11월16일 박두진문학관이 개관할 당시 750여 점의 유품을 기증한 이후 유족들은 집필실 내 방치돼 있던 1000여점의 유품을 추가로 기증하게 됐다.

그러나 집필실 건물에 대해서는 보존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집필실 건물은 박두진 시인이 1970년 중반 직접 지은 건물로, 1998년 작고할 때까지 기거했다. '수석열전' 시리즈 등 박 시인의 대표 작품들도 이 공간에서 탄생했다.

집필실은 박두진 시인의 자취가 남아 있는 전국 유일의 공간이기도 했다. 안성시 봉남동에 있는 안성여자중학교에는 박두진 시인의 생가가 자리했었지만, 현재는 표지석 하나 없이 학교 창고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다.

집필실은 소유주가 바뀌면서 보존이 어려워진 상태다.

안성시는 지난해 집필실 소유주를 상대로 매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유주의 사업파트너로 알려진 A씨는 “자세한 거절 사유는 모르겠다. 집필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안성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매입을 하기 위해 소유주와의 접촉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불발됐다"고 했다.

이에 문단은 집필실 보존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인의 제자인 김유신 시인은 “집필실은 선생님의 고향인 안성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터전이기도 하고 이곳에서 많은 작품이 나왔다, 보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성호 한양대학교 인문대학장도 “혜산 선생의 마지막 자취가 남아있는 유일한 집필실을 문인의 사적으로 보존해야 한다”며 “유품을 문학관으로 옮겨 보존한 것은 세계적인 흐름도 그렇고 집필실 자체가 문학관으로 만들어지는 곳이 많다. 집필실을 지켜내는 것도 선생의 뜻을 기리고 유업을 이어가는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고 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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