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장 시 150편·그림 34점 담아
정재찬 교수 해설로 몰입감 더해
▲ 진달래꽃 글 김소월 그림 천경자 해제 정재찬 문예출판사 304쪽, 1만6800원

한국의 대표 시인과 화가인 김소월과 천경자는 작품 속에는 꽃과 여인, 슬픔과 정한이라는 공통된 주제 의식이 흐른다.

김소월 시인이 이별의 아픔, 여인의 정한을 노래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천경자 화가 역시 한 인터뷰에서 “내 온몸 구석구석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 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는다”라며 작품에 흐르는 정서를 드러냈다.

천경자 화가는 그림 못지않게 문학적 재능도 뛰어나서 수필가로 10여 권의 저서를 남겼고 책 표지 그림도 여러 점 그렸다. 그중 하나가 1958년 '소월시선'의 진달래꽃이 그려진 표지 그림이다. '소월시선'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에서 천경자 화가가 표지 그림을 그린 다른 도서들과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두 예술가는 65년 전 한 권의 책으로 만났듯이, 2023년 시그림집 '진달래꽃'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됐다.

시그림집 '진달래꽃'은 두 사람의 주제 의식이 오롯이 담긴 시 150편과 그림 34점이 들어 있다.

김소월의 첫 시집인 '진달래꽃'과 '소월시초'의 수록 시 전편 외에도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을 가려 뽑아 실었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일부 현대 표준어 규정에 따랐지만, 시어의 맛을 살리기 위해 최소화했다.

또 마음을 울리는 시 강의로 유명한 정재찬 교수가 독자들이 더욱 풍요롭고 새로운 김소월의 시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책에는 천경자 화가를 대표하는 꽃과 여인, 화려한 색감의 그림 외에도 화가가 여행하면서 그린 스케치와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그림도 실려 있어 천 화가의 다양한 그림을 김소월의 시와 함께 읽으며 감상할 수 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