⑵ 화장(火葬)의 딜레마
인천가족공원 하루 11.3t 배출
지역내 묘지 대부분 만장·임박
해외선 화학 기법·자연장 도입
 

주검 1구를 화장할 때 이산화탄소 환산으로 160㎏이 배출된다. 관이나 수의까지 포함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인천가족공원 내 승화원 화장로 20기 중 18기가 번갈아 가동된다. 화장로 1기당 4회씩 가동해 하루 평균 주검 72구를 화장할 수 있다. 2020년 8월 현재 하루 평균 70.7구를 화장했다. 하루 11.3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셈이다.

국내 장사방식이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면서 지난해 기준 화장률이 91.6%(2013년 76.9%→2018년 86.8%)까지 치솟았다.

보건복지부는 2040년 사망자 수는 61만 명으로 2020년보다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4억3660만t)를 줄여야 한다.

화장의 딜레마이다. 화장하자니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고, 화장을 말자니 가뜩이나 모자란 묘지(매장)가 늘어난다.

인천가족공원 안 묘지는 3만8000기가 안치된 인천가족공원 안 묘지는 2017년 이미 만장 됐다. 묘를 쓴 지 30년이 지났거나 무연고 묘지로 인정돼 정비되지 않는 한 묘를 쓸 자리가 없다.

건물 운용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족공원 내 기존 봉안당 5곳(13만7000기)도 2040년 말이면 만장을 이룬다.

검단신도시 입주민과 말썽을 빚는 인천 최대의 서구 마전·당하동 법인과 종교시설의 묘지나 봉안당도 인천가족공원과 닮은꼴이다.

이곳에는 모두 장사시설 10곳(묘지 7곳 2만3786㎡· 봉안당 3곳 1258㎡)이 있다. 전체 2만4412기 중 묘지는 2만1355기, 봉안당은 3057기가 안치됐다.

앞으로 1만2679기를 더 매장할 수 있는 묘지는 당하동 천주교인천교구(8653기)와 마전동 황해도민 (1805기) 등 2곳이 주를 이룬다. 나머지 5곳은 거의 찼다. 봉안당의 안치 가능 수도 1200기 남짓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장 대신 급속 냉매 가스를 활용한 화학 기법이나 박테리아를 이용한 자연장까지 도입하는 추세다.

인천시를 비롯한 전국 시·도지사와 시장 등은 오는 7월까지 장사시설 지역 수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인천시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폐쇄나 연료전환(LNG)을 전제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0.1%(1618만8000t) 감축도 강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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