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긱지역승강장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달보기 운동 함께 선언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을 촉구하는 '열차 무승차 선전전'을 한다고 13일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갈라치기' 방식으로 혐오를 조장하는 손가락질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을 보자는 뜻의 '시민과 함께 달 보기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시위 방식이 아닌, 요구 내용을 면밀히 살펴봐달라는 취지라고 전장연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장연은 다음 달 예정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때 장애인 권리 예산을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는 ▲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 ▲ 기재부에 예산 반영 촉구 ▲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과의 간담회 추진 ▲ 내년도 서울시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답변 등을 요구했다.

답이 오지 않으면 다음 달 23일 삼각지역에서 1박 2일 선전전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날'인 4월20일까지 지하철 승차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 권리 예산과 이동할 권리 등을 요구하는 스티커 수백 장을 승강장 벽과 바닥에 붙였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스티커가 물에 젖으면 미끄러울 수 있다며 항의하자 스프레이형 페인트로 '미끄러움 주의'를 쓰려다가 지하철 보안관 등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구 역장은 청소 전문 업체를 불러 스티커를 제거하고 전장연 측에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경석·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현장에서 고발 조치했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