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석의 지구촌./인천일보DB

 

<서시(序詩)>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민족시인 윤동주(1917~1945)가 쓴 <서시(序詩)>라는 제목의 대표작이다.

▶윤동주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짠하고 눈시울이 젖는 것은 그가 28세로 요절한 아쉬움도 있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저항시를 쓰면서 일본 유학 자체에 반성과 부끄러움을 자각했던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일제하에서 무장투쟁은 하지 않았지만 의지의 독립운동가였다. 그가 남긴 시들을 후대들이 저항시라고 부르는 것은 독립에 대한 소망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일본 유학시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을 때 “조신민족의 실력과 민족성을 향상해 독립을 가능하게 한다”는 절규는 시인의 독립의지와 저항정신이 엿보이는 구절이다.

▶서울 청운동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에는 광복직후부터 발행된 시집들과 시인의 일생을 볼 수 있는 일대기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져 있다. 종로문화재단에서는 인왕산 자락에 폐쇄된 채 방치되어 있던 청운수도가압장을 변모시켜 2012년 문학관으로 개관했다.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인왕산 밑의 누상동에 있던 소설가 김송(金松, 1909~1988) 집에서 하숙생활을 할 때 친구였던 정병욱과 인왕산에 자주 올라가 시정(詩情)을 다듬었기에 기념관이 자리잡게 되었고 지금도 애송되고 있는 <별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같은 대표작들이 이때 쓰여졌다.

▶요절한 애국시인 윤동주의 기념실은 모교인 연세대학교 핀슨홀에도 자리잡고 있다. 시인이 쓰던 책상과 즐겨 읽었다는 책들과 육필 원고들이 전시되어 있어 국어학자 최현배와 역사학자 손진태의 강의를 들으며 민족정신을 함양했던 20대초 학창시절을 연상하게 된다. 시인의 기념비는 고향인 북간도 명동촌과 도쿄의 릿쿄대학과 교토의 도시샤대학 정원에도 세워졌다.

▶지난주 토요일 인천 원도심 신포동에 자리잡은 다락 극단에서는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섬섬옥수 커뮤니티'에서 주최한 윤동주 시 낭송회가 열렸다. 대표작 <서시>를 시작으로 <별을 헤는 밤>, <흐르는 거리> 등 20편의 시를 20명의 회원들이 낭송하는 모임에는 60여명이 참석하여 요절하여 안타까운 애국시인을 함께 흠모하며 아쉬워했다.

▲ 신용석 언론인.<br>

/신용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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