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 역사 농촌 학교, '스마트·그린' 심는다

미40사단 참전용사, 피폐해진
마을 재건하며 1955년 설립

학생수 급감에 미래학교 공모 도전
93억 배정받아 올해부터 공사 시작
생태학습공원·초고속망 조성 청사진

통학버스 운영…학업 전념 도와
바리스타 등 방과후 교육 등 인기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학교 축제
학교 “학생들, 행복하다 입모아”
▲ 학교 전경
▲ 관인중고등학교 전경./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 미 40사단이 관인중고 학생들한테 배움을 가르치는 모습을 담은 사진./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강원도 철원군과 맞닿아 있는 포천시 관인면에는 지난 1955년 설립된 관인중·고등학교가 있다. 지난 1955년 관인중학교는 미 40사단 참전 용사들이 전후 피폐해진 마을을 재건하며 설립됐다. 이들은 학교에 와 영어를 가르치며 인연을 맺고 매년 졸업식 찾아와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1971년에는 고등학교가 개교됐고, 1980년대만 하더라도 중·고등학교 전교생이 500명에 이를 정도로 지역사회 중심학교였다.

그러나 농촌지역 인구 감소가 현실이 되며 학생 수도 급감했다. 올해 중학교 35명, 고등학교 88명 등 123명 학생이 재학 중이다.

시간은 멈추고 대부분 시설은 낡고 부족해졌다.

이에 관인중고는 '스마트학교'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각종 디지털과 정보통신 장비를 갖추기 위해 미래학교 공모에 도전했고, 결국 93억원을 배정받아 올해부터 공사가 시작된다.

관인중고는 공사 종료 후 '그린'과 '스마트'가 조화된 배움터로 탈바꿈하고 삭막한 운동장에 생태학습 정원이 생기고, 도서관에는 초고속 연결망을 갖춘 멀티미디어 허브로 만들어진다.

나아가 학생 수 감소로 고민에 빠진 학교에 인근 강원도 학생까지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관인고등학교 통학버스./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 관인고등학교 통학버스./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관인고등학교는 관인중 출신보다 외부 지역인 영중면과 영북면, 심지어 30㎞ 떨어진 포천 시내에서도 지원하는 학생이 많다. 이에 3년째 통학버스를 운영해 불규칙하게 운영되는 공용버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버스는 경제적 비용 절약뿐만 아니라 방과 후 자기주도학습 후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귀가를 돕고 있다.

다양한 학교 내 활동으로 학생들의 꿈 실현을 돕기도 한다. 수요자 중심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편성해 질 높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바리스타 자격증반이 있다. 학생들은 방과 후에 멋지게 꾸며놓은 실습실에서 차곡차곡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외부강사의 도움으로 지난해에는 불과 6개월만에 5명의 학생이 1급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고, 올해는 2급 자격증을 향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실습 및 자격증 취득 경비 일체는 시에서 지원하는 예산으로 사용한다.

또 관인고는 학교가 마을이고 마을이 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축제와 행사는 언제나 마을 주민과 함께한다. 2021년 가을에는 학생주도형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음악회'를 개최했다. 관인초·중·고 3개 학교 학생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뿐 아니라 노래와 댄스 등 여러 부문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 마을 주민으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관인중고 관계자는 “자신의 흥미와 관심을 갖고 미래 진로와 연계해 취업을 꿈꾸면서 학교생활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시사법률동아리, 더 나은 세상 고민

아프간 여성·우크라 난민 문제 조명

▲ 관인고등학교  시사법률동아리 '아프간 캠페인'
▲ 관인고등학교 시사법률동아리 '아프간 캠페인'./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관인고는 지난 2021년부터 신생 동아리 시사법률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시사법률반은 국제적인 사회 문제들을 다루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1학년도 시사법률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사고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작년에 우리 동아리가 한 활동으로는 다양한 주제의 토론, 판결문 탐구 활동, 학교 축제에서 인권을 주제로 한 보드게임 부스 운영 등이 있다.

그중 아동학대와 관련한 활동은 '아동학대는 주변인들의 관심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범죄'임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으로 기획했다. 독특한 캠페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고 싶어 일반 가정집으로 가정된 교실에서 학대 정황을 유추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아 직접 신고해보는 캠페인으로 기획했다.

캠페인 참여자들은 아동학대 심각성을 알리는 색다른 형태의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했고, 동아리원들에게는 아동학대가 정황만으로도 신고 가능한 범죄임을 알릴 계기가 됐다.

올해 시사법률반에서는 작년에 이뤄졌던 활동들에 더해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활동은 우크라이나 난민 관련 토론 후 'save afghan woman' 챌린지와 교내에서 난민 의식에 관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실천을 교내뿐만 아니라 학교 밖으로도 실천하기 위해 짧은 카드뉴스를 시사법률반 공식 SNS에 올려 우크라이나 난민 문제에 대해 알리고 있다.

/관인고등학교 교육 공동체


 

지팡이 짚고 휠체어 타고 '장애인의 날' 체험 행사

▲ 관인중고등학교 '장애인의날' 행사활동 사진./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관인중고는 2022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다양한 장애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다. 학생자치 임원들은 스스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고 4가지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는 ▲자신의 이름으로 점자를 써보며 시각장애 체험하기 ▲눈을 가리고 지팡이를 사용해 장애물을 지나 목표지점까지 도달해보기 ▲수화를 경험해보고 퀴즈 맞히기 ▲휠체어를 타고 목표지점까지 도달하기 등을 진행했다.

다양한 장애 체험을 하고 소감을 묻는 말에 친구들은 시각과 청각 신체적 장애가 이렇게 힘들고 불편한지를 미처 느끼지 못했다며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약속했다.

▲ 관인중고등학교 '장애인의날' 행사
▲ 관인중고등학교 '장애인의날' 행사활동 사진./사진제공=관인중고등학교

시각장애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팡이에 의존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경험하며 깨달았고, 장애물과 경사가 있는 도로에서 휠체어를 운행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많은 체력이 요구되는지 느꼈다고 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생활에서 점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됐고, 청각장애인과 소통하기 위해 수화를 꼭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장애에 대해 알아보고 이해하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모든 개인의 인권이 존중받고 존중할 수 있는 사회를 꿈꿔본다.

/관인중고등학교 학생자치회


 

겨울밤의 학예회

▲ 관인고등학교 문예창작 동아리가 '겨울밤의 학예회'라는 제 1회 문예집을 출간했다./사진제공=관인고등학교

관인고 문예창작 동아리 '집현전'의 1학년 김가빈, 강가영, 최서윤, 안소연, 김민경 2학년 박신비, 이건희 학생과 행정실무사 하선향, 교사 주가람은 자산만의 시와 소설을 엮어 '겨울밤의 학예회'라는 제 1회 문예집을 출간했다.

문예집은 디자인과 출판뿐만 아니라 교정과 교열까지 학생들이 제힘으로 해냈다.

강가영 학생의 “겨울이 되면 학예회가 생각나요. 우리들의 축제가 책에 담겨 있었으면 좋겠어요”란 말대로 문예집은 '겨울밤의 학예회'란 제목을 갖게 됐다.

학생들은 학교 교실에서 실제 겪은 이야기를 엮어 소설로 만들기도 했고, SF적인 요소를 가미해 판타지소설을 쓰기도 했다.

관인고 모든 학생은 때론 소설가이고 시인이고 예술인이다.

지도 교사의 도움으로 현대소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소설 창작의 기본 소양을 쌓고 실습과 토론을 통해 창작 능력을 기른다. 시골생활의 순박한 감성과 배려도 베스트 셀러 미래작가가 되는데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학생들은 12월에 열린 학교축제 동아리부스에서 직접 만든 소설집과 간식꾸러미를 판매하기도 했다. 판매금은 모두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는 베풂의 미덕까지 배울 수 있었다.

▲ 관인중고등학교 '겨울밤의 학예회'
▲ 관인고등학교 '겨울밤의 학예회'

/관인고등학교 문예창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