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주차장. /인천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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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에서 부산으로 25t트럭을 운영하는 A(48)씨는 최근 줄어든 수익에 생활고를 겪고 있다. 올해 치솟은 기름값은 비용을 대폭 늘렸다. 화물차 운전기사는 자신이 번 돈으로 운행비용을 내는 특수고용노동자다. 받은 운송료로 유류비, 숙박비, 식비 등을 해결한다. 이중 유류비는 가장 많은 비용이 든다. 의왕에서 부산을 한 번 왕복하고 나면 270~290ℓ를 주유해야 한다. 올해 초만 해도 41만정도면 됐지만, 요즘엔 58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58만원은 한 번 왕복에 버는 돈 104만원에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회사에 매달 내야하는 돈과 보험료, 차량정비비용 등 고정비용을 빼면 집에 들어가 고개를 들 수 없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치솟는 경유값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다음달 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화물연대는 지난해 11월25∼27일 이후 6개월만에 다시 총파업을 결의했다.

24일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지역 평균 경유값은 리터당 2005원으로 2000원대를 넘어섰다.

올해 1월 1일 리터당 평균 1441원에서 6개월 만에 564원(39.1%) 치솟은 가격이다.

A씨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인 화물차 운전기사는 운송사로부터 일정 운송료를 받은 후 유류비, 숙박비 등 발생하는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용 증가를 온전히 운전기사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국회는 낮은 운송료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0년 한시법으로 안전운임제도를 만들어 유가가 오르면 운송료도 오르는 구조를 만들었으나, 일부 차종과 품목에만 적용되고 6개월 전 유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마저도 올해 말 제도운영 기간이 종료된다.

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함께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A씨는 “지금도 줄어든 수익을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에 3~4번씩 24시간 운전을 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수익을 유지하려면 운행 횟수를 대폭 늘려야 하는데 처지 비관과 졸음운전으로 목숨을 잃는 동료들을 보면 나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수백만원이 넘는 유류비 추가 지출로 화물 노동자들이 심각한 생존권 위기를 겪고 있다”며 “화물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