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승리자' 발표 앞두고
이종태 사퇴, 성기선 지지선언
불참한 이한복과도 '악화일로'

단일화 기구측 “급당황, 논의중”
경기도교육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전경.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후보 간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단일화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27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감 후보 사퇴 및 성기선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 전 원장은 “아이들만 생각하며 교육의 외길을 걸어온 교육 동지로서 경기교육 대전환을 위해 하나가 되겠다”며 “현재 거론되는 교육감 후보 중 교육학을 전공하고 평생 교육현장에 몸담아 온 교육전문가는 성기선뿐이라 생각한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이 전 원장이 사퇴를 선언한 시점은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선거인단 투표 및 여론조사를 시작한 시점과 겹친다.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이달 11일 후보자 등록을 받아 김거성·성기선·송주명·이종태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추진했다. 연대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사전에 시민단체와 후보자별 모집한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하고 있으며 여론조사도 시작했다. 이를 각각 60%와 40% 비중으로 합해 다음 달 1일 경선 승리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전 원장이 성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 후보가 모집한 선거인단의 표를 인정하느냐 문제와 공정성에 대해 김거성·송주명 예비후보로부터 격한 반발이 제기됐다.

김 후보는 “단일화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데, 두 후보의 원팀 선언은 특정 후보의 불법선거 시비와 함께 원천 무효이자 심각한 불공정 행위”라며 “단일화 경선을 하며 후보별 선거인단 모집 상한을 3만5000명으로 정했는데, 이번 선언으로 성 후보는 상한선 7만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지지 선언은 공정한 시민경선의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또 양측이 (선거인단 모집 전) 지지 밀약이 있었다면 이는 더욱 심각ㄴ한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 후보와 송 후보 측근 진에서는 경선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그러면서 단일화 기구 차원의 입장을 촉구하고 있다.

경기교육혁신연대 관계자는 “문제 제기가 들어와 선거관리위원장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사퇴나 지지 선언 시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사전에 합의된 내용이 없다. 우리로서도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경선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경선을 벌이는 중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면 그 누가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라며 “단일화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진보진영으로 분류되지만 단일화 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이한복 예비후보와의 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앞서 단일화 참여 후보군은 6인 회담와 새로운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 이 후보에 날카로운 비판을 내놨는데, 이 후보는 단일화 불발의 책임을 비판하는 후보들에게 덧씌우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의 작은 단일화로는 결코 보수 후보를 이길 수 없다”며 “경기교육과 진보진영 승리를 원한다면 2차 단일화 경선에 참여해 달라”고 밝혔다.

'이한복에게는 사퇴하는 길밖에 없다'는 성명서를 내놨던 성기선 후보는 이날 2차 제안에 대해 “당시와 달라진 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후보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경선 후 원팀을 만드는 게 참 어려운 문제다. 불복해 실패하는 과정을 많이 봐왔다”며 “이를 위해 먼저 (이 후보와) 대통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