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맞춤 진로 선택하도록…학습 기회 多 준다

▲전과 제도
2학년 2학기까지 일정 조건 맞춰 과 변경

▲타학과 부전공 선택
전공 아닌 다른 과 수업 듣고 부전공 선택

▲전공 코스제
과 내에서 서로 다른 전문적인 코스 제시

▲주문형 강좌
정규교과 편성 어려운 과목 방과후 개설

▲성남형 캠퍼스 공동교육과정
인근 지역 학교 공통으로 교육과목 운영
▲ 분당경영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과 전시회 모습./사진제공 분당경영고등학교

성남 분당구 한복판에 있는 분당경영고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28주년을 맞이한 특성화고등학교다. 분당경영고는 올해 특성화고에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에 맞춰 그간 쌓아온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학교는 2020년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학과를 중심으로 교육공동체가 다양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분당경영고 교육과정 특징은 학과 단위 모집 한계를 극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성화고는 입학 전 선택한 학과에 따라 교육과정과 수업이 달라지는데,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 전공을 변경하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전과(轉科) 제도는 물론 전공 코스제, 타학과 부전공 선택, 주문형 강좌, 성남형 캠퍼스 공동교육과정 등을 통해 학생 선택 중심의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전과 제도는 매 학기 진행된다. 학생들은 2학년 2학기까지 분당경영고에 있는 회계금융과, 스마트경영과, IT소프트웨어과, 그래픽디자인과, 호텔관광경영과 등을 일정조건에 맞춰 과를 변경할 수 있다. 학생들이 보다 적성에 맞는 학과를 입학 후에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셈이다.

전과를 하지 않더라도 다른 학과 전공을 배울 수 있는 제도도 있다. 타학과 부전공 선택 제도를 통해 자신의 전공과목이 아닌 다른 과의 수업을 듣고 부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타 학과에 개설된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싶은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다만, 타 학과 개설 전공과목을 24학점 이상 이수했을 때 부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본인의 전공과 부전공 모두 소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 성남 분당구 한복판에 있는 분당경영고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28주년을 맞이한 특성화고등학교다. /사진제공=분당경영고등학교

호텔관광경영과 2학년을 다니며 회계금융과 과목을 부전공으로 듣고 있는 정윤아 학생은 “앞으로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더 넓은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래서 투어 플래너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회계 정보 처리 시스템 과목을 부전공으로 선택해 수강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 코스제는 과 내에서 서로 다른 전문적인 코스를 제시해 학생들이 보다 심화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1학년때는 학과별 공통 교육과정을 배우고, 2학년과 3학년때는 코스별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스마트경영과를 제외한 4개 과는 모두 2개씩 전공을 두고 있다. 과별 코스는 ▲회계금융과(회계금융전공, 뷰티경영전공) ▲IT소프트웨어과(S/W개발전공, IT부사관 전공) ▲그래픽디자인과(그래픽아트전공, 웹툰·애니메이션 전공) ▲호텔관광경영과(호텔경영전공, 투어플래너 전공) 등이다.

또 분당경영고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방과 후 주문형 강좌도 운영하고 있다. 주문형 강좌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이지만, 희망하는 학생이 적어 정규교과로는 편성하기 어려운 과목을 방과 후에 개설하는 강좌다. 방과 후에 하지만 다른 교과목과 동일한 정규교육과정으로 운영해 학생 평가와 출결 등을 적용한다. 주문형 강좌는 학생들 수요 희망 조사를 통해 개설하며, 2021학년도부터 '수학Ⅰ' 과목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2021학년도에 8명이 이수했으며, 올해는 7명이 수강하고 있다.

주문형 강좌를 수강중인 호텔관광경영과 2학년 김무진 학생은 “평소 수학에 관심도 많고 진로와 관련해 수학을 계속 배우고 싶은데, 우리 학교는 2학년에 수학 과목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면서 “그런데 작년에 수요 조사에서 신청한 과목이 개설돼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경영고는 '성남형 캠퍼스 공동교육과정'에 참여해 '영상 제작 기초' 과목을 개설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교에서 개설한 '상담심리', '기초연기' 과목 등을 재학생들이 배우러 다니기도 한다. 성남형 캠퍼스 공동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춰 학생들의 다양한 수업 선택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인근 지역 학교가 공통으로 교육과목을 개설·운영하는 체제다.

박수현 분당경영과 전교학생자치회장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진로가 바뀌는 학생이 있는데, 이를 해결해 주는 방법이 전공 코스제 및 부전공 선택제 등인 것 같다”며 “친구도 뷰티경영 전공을 선택했다가 한 학기 수업을 받고 나서 다시 회계금융 전공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하고 싶은 게 많은 학생에게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 분당경영고 학생들이 창업대회에 나서 교육부장관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제공=분당경영고등학교

바리스타·로고 탐구·당구 … 다양한 동아리 '또하나의 자랑'

 

분당경영고에는 또 하나 자랑하는 교육과정이 있다. 바로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바탕으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다.

분당경영고는 창의적 체험 활동 동아리도 학생 스스로 만들어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동아리도 운영되고 있다.

'협동조합해솔카페반'은 학생들이 직접 바리스타 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이색카페 체험활동도 하고, 직접 커피를 만들고 캐셔도 하고, 외부강사를 초청해 기술을 배우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성과에 따른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코스믹그림반'은 회사의 로고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동아리다. 로고를 직접 디자인하고 마케팅을 위한 광고를 제작하는 등 창의력과 그림 실력을 키운다.

'스마트 포토 클래스반'은 스마트 폰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의 소소한 풍경을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색채 힐링반'은 컬러링북 색칠을 하며 스트레스 해소로 정서적 안정을 도모한다. 여기에 '당구반', '댄스반', '농구특기반', '건강 워킹반' 등 학생들의 관심사가 한껏 반영된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동아리는 매년 60여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분당경영고 교원 70여명이 대부분 지도교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교내 활동으로 진행됐으나, 올해는 외부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분당경영고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교육활동이 위축됐던 시기에도 랜선동아리 발표회를 진행하는 등 활발히 활동해 왔다”며 “올해는 상황에 따라 메타버스를 활용한 동아리 발표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 박금순 분당경영고 교장

박금순 교장 "고교학점제 안착위해 긴밀한 협의체 운영"
 

“낯선 고교학점제, 학교 구성원 간 정확한 이해를 위해 긴밀한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금순 분당경영고 교장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무엇보다 교육공동체 간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고교학점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교육과정 플랫폼”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학점제가 잘 구현되기 위해서는 먼저 학교 구성원들이 학점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분당경영고는 고교학점제 이해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매년 교육과정 설명회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 선·후배간 멘토링, 고교학점제 퀴즈대회 등도 진행한다.

박 교장은 “분당경영고는 교육과정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학생,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교육과정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학생·학부모 교육과정지원단을 꾸려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체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학생의 다양한 진로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 안팎의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