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이재정(사진)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014년 7월1일 시작한 경기도교육행정 수장 자리를 오는 6월30일 떠난다. 꼭 8년 만이다. 이 교육감은 재임 기간내내 '학생중심 경기교육'을 강조하며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총력을 다해왔다.

27일 교육계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늘린 교육감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과거 교육계 구습을 타파하고 학생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진로 선택권 확대와 미래교육 환경 구축 등에 힘을 썼다.

이 교육감은 취임한 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우선 성장기 학생에게 '밝은 등·하굣길'을 줬다. 9시 등교를 추진해 학생들이 식사를 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했고, 야간 자율학습을 폐지해 가족들과 함께하는 저녁을 줬다.

'학생들은 공부나 해야지'라는 한국 사회의 오랜 통념과 학업능력 저하 우려도 이 교육감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한국 사회는 9시 등교와 야간자율학습 폐지가 일반화 된 후에야 학생들이 보다 주변에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이며 창의롭게 생활해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보다 여유로워진 학생들의 삶에 이 교육감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열어줬다. 꿈의 학교, 꿈의 대학은 학생들이 학창시절 나의 진로와 흥미를 먼저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고, 과거 공부밖에 모르던 고등학교 졸업생은 이제 음악과 운동에서부터 글쓰기, 코딩, 심지어 우유를 짜는 법까지 경험하고 사회로 나온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학교 내 서열을 매길 수 있는 요소도 과감히 줄여갔다. 상벌점제를 폐지했고,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지도 않았다.

이 교육감의 가치가 담겨 있는 혁신학교는 임기 내 크게 늘었다. 2009년 13개 학교로 시작해 이 교육감 취임 당시에도 소수였던 혁신학교였지만, 그가 떠나는 2022년에는 도내 전체 초·중·고 2455교 중 절반이 넘는 1393개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그야말로 혁신학교, 혁신교육의 일반화를 이끌었다.

기존 학교의 틀을 깨기 위한 도전도 잇따랐다. 다문화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함께 무학년제로 공부하며 국제시대 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군서국제미래학교',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함께하며 공동체 생활을 익히는 '신나는 학교', 기존 학교를 떠나 학생이 원하는 것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제2학교' 등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모두 이 교육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또 교육계 '큰 어른'으로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간 교부금 문제, 누리과정 예산부담 문제 등에 앞장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외에도 사립유치원 전수감사를 벌여 '그들만의 세계'로 불려왔던 사립유치원의 곪은 환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임기 말 함께했던 교직원과 학부모로부터 반발을 받으며 소통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스쿨넷 사업자 선정 문제와 행정실 업무재구조화는 학교 구성원들의 충분한 동의를 받지 못하며 사업이 사실상 수포가 되기도 했다. 또 한국 교육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던 대학입시 구조의 변화도 끝내 이끌지 못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4일 SNS 올린 글에서 “지난 8년간 '학생중심'은 그야말로 경기교육의 철학이며 기반이었다”며 “앞으로도 이것이 무너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소회를 남겼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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