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중심 교육으로 즐겁고 보람 있는 학교생활
두레자연중학교 야경.
두레자연중학교 야경.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화성시 우정읍에 있는 두레자연중학교는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2004년 설립된 사립대안학교다. 학교는 경쟁과 불안감을 만드는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하고 이웃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교사들이 모여 만들었다.

이런 바람은 두레자연중의 특성화방안에도 나타난다.

기독교 신앙과 문화에 대한 이해로 섬김과 나눔을 배우고, 학생 중심으로 개별화된 교육과정과 체험교육, 사회와 밀접히 연계된 학교 교육, 공동체적 생활 경험과 교육활동, 사회봉사와 사회 발전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즐겁고 보람 있는 학교생활'에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두레자연중학생들이 기숙사를 공개하는 오픈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레자연중학생들이 기숙사를 공개하는 오픈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모든 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20명으로 정해진 작은 학급에서 삶을 나누는 법을 체득한다.

그러면서 국어·영어·사회 등 기초학력 과목도 외면하지 않는다. 충실히 배우되 자유학기 등 연계활동을 통해 체험 위주 교육을 실현한다.

체험 위주 활동은 학기 중 수시로 생긴다.

학기 중 10박 11일간 해외이동수업을 벌여 청소년기 교실 수업의 형식을 탈피해 집중력과 변화의 기회를 준다. 현지에서도 일반교과 통합수업, 자연체험학습, 문화탐방, 역사탐방, 사회문제교육 등을 진행한다. 예컨대 중국 이동수업을 하기 전 윤동주의 시세계를 탐구하고 근대문학과 항일문학, 고대문학을 탐구한 뒤 현지에서 고구려와 한국문학 흔적을 찾는 식이다.

런던·파리 이동수업(위)과 중국 이동수업 중 내몽골 사막 체험(아래)을 하고 있는 두레자연중학교 학생들.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해외이동수업은 중국과 일본, 런던-파리 등을 선택해 가고 있다.

3박 4일간 우리땅 밟기 체험도 한다. 우리땅 밟기는 설악산 종주, 울릉도 도보 일주, 순천 등을 탐방하며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을 이겨나가는 정신력을 키운다. 그러면서 협동과 공동체 의식을 쌓는다.

매년 2번씩 진행하는 진로 테마여행도 있다. 진로 테마여행은 전교생과 교사가 10개 조를 짜 진로와 관련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떡 만들기 체험부터 동계스포츠 체험, 미술관 탐방, 출판단지 견학, 국제모터쇼 견학 등 다양한 진로 테마여행을 했다.

두레자연중학생들이 뮤지컬을 통해 문화산책을 하고 있다.
두레자연중학생들이 뮤지컬을 통해 문화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문화산책은 연극과 영화, 음악, 스포츠, 뮤지컬 등을 관람하는 프로젝트다.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아 유명 연극을 보기도,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기도 한다.

체험을 강조하듯이 동아리 활동은 아예 정규 교과로 편성돼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예술·체육·인문·자연과학·실습 등의 활동을 한다.

기숙사 생활은 교육의 연장선에 있다. 자기 물건 정리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사는 법, 예의와 배려 등 머리와 이론으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운다. 교직원들은 돌아가며 매일 '요일부모'로 지정돼 엄마와 아빠 역할을 한다. 또 생활관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다. 온라인이 아닌 서로 보고 듣고 말하며 느낄 수 있는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두레자연중 관계자는 “요즘 서로 바로 옆에 있어도 SNS로 이야기하는 등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법이 문제시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함께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우리가 소개하는 두레자연중

 

코스 짜고 해설 준비하고…학교 행사의 '백미' 이동수업

김하연 두레자연중 기자

▲ 일본 이동수업 -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
▲ 일본 이동수업 - 오사카 유니버셜스튜디오.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 중국 이동수업 - 고구려 유적 장군총
▲ 중국 이동수업 - 고구려 유적 장군총.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우리 학교 활동 중에 가장 기대하는 활동을 물으면 아마 압도적인 1등이 이동수업이 아닐까 합니다. 열흘이 넘는 기간 동안 해외에 나가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음악, 미술, 과학 등 교과와 연계한 학습의 기회는 물론, 선생님과 친구, 선후배와 함께 잊지 못할 여행의 추억을 만들고 올 수 있는 해외 이동수업은 우리 학교 행사 중에 단연 백미일 것입니다.

1·2학년은 중국와 일본을 번걸아 다녀오고, 3학년이 되면 런던과 파리를 묶어 이동수업을 진행합니다. 열흘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준비하며 사전교육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2주 동안 테마를 정해 자료를 조사하고 전시를 준비하고 퀴즈 대회와 조별 학습 시간을 통해 철저히 해외 이동수업을 준비합니다. 또 짐을 직접 싸보고, 가장 중요한 응급 교육과 안전 교육, 유의 상황 시 대처법을 자세히 배웁니다.

중국 이동수업은 백두산 정상을 오르고 침대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보기도 하고, 초원에서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고, 베이징에서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오게 됩니다.

일본 이동수업은 가깝고도 먼 일본에 남은 고대 백제 유적 등 우리 민족의 흔적을 찾아가 보고,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사이에 존재하는 현대사의 아픔을 되새겨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본 문화의 저력과 생활 모습, 과학과 예술을 엿보고 앞으로 한일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런던·파리 이동수업 - 개선문
▲ 런던·파리 이동수업 - 개선문.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런던·파리 이동수업은 이동수업 중에서도 최고라 할 수 있는데요. 코스도 조별로 직접 짜보고, 현지에서 길안내와 해설까지도 해내는 등 2년 동안 배우고 익힌 역량을 총동원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뮤지컬의 고향인 런던에서 뮤지컬 관람을 하거나 책에서만 봤던 국립영국박물관, 영국 도서관, 그리니치 천문대 등 유서 깊은 시설을 직접 견학할 수 있습니다. 또 파리에서는 세느강을 따라 걸으며 낭만을 느끼고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곳을 누비며 '파리지앵'이 되어 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져 국내여행을 하기도 했지만, 하루속히 해외 이동수업이 정상화돼 후배들이 일본과 중국, 런던과 파리를 직접 방문하고 유익한 추억을 쌓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김하연 두레자연중 기자
▲ 김하연 두레자연중 기자

 


 

창업동아리 테마여행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알게 돼

권예진 두레자연중 기자

▲ 테마여행 - 공방 체험
▲ 테마여행 - 공방 체험.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 테마여행 - 미술관 관람
▲ 테마여행 - 미술관 관람.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 테마여행 - 통인시장 체험
▲ 테마여행 - 통인시장 체험.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지난해 3월24일에는 두레자연중학교 학생들이 동아리별로 주제를 정해 테마여행을 떠났습니다. 제가 속한 창업동아리인 JOBS는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아름다운 커피에 가서 공정무역과 협동조합에 대해 배우고 직접 커피를 내려보는 직업체험을 했습니다.

JOBS는 창업동아리이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공정무역에 대해 배운 후에는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바탕에 두어야 한다고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창업동아리에서도 가치와 의미가 있는 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강의를 듣고 수원여대 호텔조리학과에 가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치킨카스롤을 만들고 시식과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이를 통해 재료를 용도에 맞게 활용하고 불 조절을 해 음식을 익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입학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가는 테마여행이라 많이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됐는데, 매우 즐거웠고 무엇보다 동아리에서 함께하는 언니, 오빠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클래식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게 해준 문화산책 이어지길

서찬영 두레자연중 기자

▲ 문화산책 - '금난새의 클래식 데이트' 참관
▲ 문화산책 - '금난새의 클래식 데이트' 참관.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지난해 11월3일 서울 정동극장에 가서 금난새 음악 콘서트를 관람했습니다. 금난새는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 오케스트라인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지휘자입니다.

평소에 클래식은 어렵고 딱딱한 음악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금난새 지휘자님의 자세하고 친근한 해설 덕분에 클래식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레자연중학생의 '금난새의 클래식 데이트' 소감문. /사진제공=두레자연중학교

특히 작곡가가 곡을 작곡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해주시고, 작곡가가 청중에게 표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해주시면서도, 우리가 우리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주셔서 좋았습니다.

또한 오보에나 콘트라베이스 같은 생소한 악기의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 콘서트라고 하면 약간은 딱딱하고 정적인 분위기이며 사전 배경지식이 있어야 접할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클래식 콘서트는 부담 없으면서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낯선 것을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산책이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 서찬영 두레자연중 기자
▲ 서찬영 두레자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