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건신대 교수 “매우 무책임한 처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인천일보DB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인천일보DB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3선 도전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서 진보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이 속앓이하고 있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교육감이 입장을 내놓지 않아 단일화 절차 진행도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해 12월부터 기자간담회, 측근과의 대화 등에서 “(출마 여부를) 때가 되면 말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3선 도전 여부에 말을 아껴왔다. 그런 와중 최측근인 이한복 전 경기도교육청 정책기획관이 도교육감 선거출마 행보에 나서고, 출판기념회에 이 교육감이 참석하는 모습 등을 보여 '3선 도전 포기설'이 돌았다.

그러나 대선 직후 SNS에 “이제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출마 여부는 16일 현재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 교육감의 행보에 대해 진보성향 선거출마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종태 건신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교육감의 출마 고심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이 교육감의 3선 도전 여부가 경기도 내에서 초미의 관심사라고 알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까지 결정을 안 하신 것은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무책임한 처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 단일화 절차가 촉박한 상황을 보자면 선배로서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이 교수는 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전북, 서울 등 진보진영 후보 간 단일화가 완료됐거나 논의 중인 지역과 비교해 경기지역이 늦어지고 있다며 “각자도생의 자세로 선거에 임한다면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에 대해서도 “이 시점에서 3선 도전을 한다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이 교육감의 3선 도전에 협력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행보를 지적한 것은 이 교수뿐만이 아니다.

송주명 경기도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는 지난 15일 “이번 선거는 이 교육감 임기에 대한 검증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전 시민사회에서 이 교육감 임기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받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앞선 2018년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에 참여해 최종 후보로 결정돼 본선에 임했으나 단일화에 불참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에 밀려 낙선했다.

송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때처럼 엄연히 시민사회 경선이 있는데도 독자적으로 출마한다면 국민에게 직접 의사를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후보 캠프 관계자도 “대선 결과에도 보듯 지금 당장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해도 모자란데, 지지자 그룹이 유사한 이 교육감이 고민하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본인은 물론 진보진영 후보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교육감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도교육청 안팎으로는 이 교육감이 출마 여부를 이달 중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