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옥 적십자사 오산지구협의회장]

연 1회 해외 장학금 지원·우물 파주기
요양병원 어르신에 우쿨렐레 연주
매일 지역 백신접종 현장 방문 도움
“봉사활동, 내 삶 살아가는 원동력”

“봉사하며 어려운 사람을 살린 게 아니에요. 저 자신을 살린 겁니다.”

12일 만난 김현옥(62·사진) 대한적십자사 오산지구협의회 회장은 활기 넘치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20여년을 해온 봉사활동이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라면서다.

김 회장은 봉사를 시작한 계기를 묻는 말에 '나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삶에 원동력이 모두 떨어진 시기가 있었어요. 가정주부로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청소하고 밥하고 설거지하며 사는 동안 '이게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인가'는 회의감이 강하게 들 때가 있었어요. 정말 우연히 교회 선교팀을 따라 해외에 간 후 깨달았죠. '아 이거다'하구요.”

그 후 김 회장의 삶은 180도 바뀌었다. 플라스틱 신발을 끌고 다니고, 온몸에 도깨비 풀을 붙이고 다니는 아이들은 김 회장이 매년 해외봉사를 하게 만들었다. 김 회장은 사비를 모아 일 년에 한 번씩 캄보디아와 몽골을 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필과 공책을 사 가고 헌 옷을 모아 전달하기도 한다. 매번 같은 곳을 가다 보니 김 회장이 갈 때면 주변 동네 아이들까지 구름같이 몰려든다.

“해외에 나가 아이들을 보면 한국은 정말 잘사는 국가이구나, 나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지인들과 사비를 모아 장학금을 보내기도 하고, 마을에 우물을 파기도 했어요.”

해외에서 시작된 김 회장의 봉사는 끝나지 않았다. 2007년쯤에는 요양병원 어르신들에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우쿨렐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인들과 '우키통키'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교정시설에 봉사하는 사람에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매년 교도소로 봉사를 나간다.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의 말을 듣고 도움을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막상 밝게 대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우쿨렐레를 배우고 즐겁고 신나는 에너지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대한적십자사 오산지구협의회 활동도 시작했다. 2021년부터는 회장을 맡고 있다. 적십자 봉사회 회원들과 오산 백신 접종 현장에 매일 나가 도움을 주고, 관내 다문화 가정 및 홀몸노인, 한부모 가정 등 수혜자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 협의회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제33회 오산시민 날 기념식에서 오산시장상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후원을 받고 싶다고 말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기부 물품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더 많은 후원을 받기 위해 여기저기 동분서주하고 있어요. 더 많은 후원을 받아야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잖아요.”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