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그대 삶에 정차했다

버스정류장 3곳 대상 첫 시범
기능 유지한채 예술가치 더해
▲ 평택 ‘무지개 쉼터’
▲ 연천 ‘DIFFUSION 아트 정류장’
▲ 의정부 '빛나는 책무리 도서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 주민참여 예산으로 진행된 공공예술 프로젝트 '생활공간, 예술을 품다' 첫 시범사업으로 도내 3곳에 공공예술 공간을 조성했다고 9일 밝혔다.

공공예술 프로젝트 '생활공간, 예술을 품다'는 '생활공간 속의 예술', '이용 가능한 예술작품'이라는 기획 의도로, 국내 공공예술 작가와 건축가의 자문을 통해 공공 편의시설 기능을 유지하고 예술 가치를 갖는 공공예술 공간을 기획했다.

2021년에는 공동기능공간인 버스정류장을 삶의 여유와 문화적 향유가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조성된 공간은 의정부시 신곡동 경기도청 북부청사 앞 '빛나는 책무리 도서관(의정부 디지털 도서 정류장)', 평택 신리농업예술학교 공간미학 '무지개 쉼터', 연천 신망리역 'DIFFUSION(확산) 아트 정류장' 등 3곳이다.

'빛나는 책무리 도서관'을 디자인·제작한 팀코워크는 '책 읽는 도시'라는 의정부의 슬로건과 함께 일상 속에서 다양한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정류장을 도서관과 결합해 버스를 기다리는 반복되는 시간을 풍요로운 지혜의 시간으로 채워주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도서관에 부착된 QR코드를 인식하면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의정부미술도서관, 과학도서관 등 6곳의 도서관 홈페이지와 추천도서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접속된 페이지를 통해 만나는 한 권의 책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제공하며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한다.

삼성반도체 공장이 인접한 농업과 4차 산업이 공존하는 평택 신리에 조성된 '무지개 쉼터'를 제작한 한승구 작가는 치유를 의미하는 자수정 형상으로 노동과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심리를 치유하고자 했다. 낮에는 자수정에 반사되는 무지개를 정류장 안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밤에는 LED 라이트를 이용한 안전경관이 주변을 따뜻하게 비추는 역할을 한다.

연천 신망리역 'DIFFUSION(확산) 아트 정류장'은 한탄강 등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역사적 기록인 지질 단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정류장으로, 스테인리스 반사체를 통해 연천 계절의 풍경을 볼 수 있게 제작됐다.

참여 작가인 패브리커(Fabriker)는 “우리 주변의 모든 대상은 일련의 조직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런 조직은 아주 작은 사물에서부터 거대한 건축물까지 다양한 합으로 우리에게 나타난다”고 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조성된 3개의 공간뿐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는 도심 속에 방치된 놀이터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주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기획 중이다.

재단 공공예술팀 관계자는 “도내 31개 시·군에서 공공예술의 역할에 대해 문화콘텐츠가 다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일반 공공예술 조형작품이 아닌 삶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공예술을 지향하며 다양한 문화 장르 결합을 통해 구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