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6·13 지방선거 와중에서 문득 추억의 통 기타 트윈폴리오가 부른 `축제의 노래""가 연상되는 것은 무슨 조화인가.
 불꽃 튀듯 울리던 타악기(打樂器) 소리가 꺼지는 축제 분위기를 그려 긴 여운을 남겼었지.
 가사를 모르던 차에 우연히 관련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이런 구절이 보인다. “…가버린 여인 눈에 어리면/ 다시 또 보이네 축제의 그 밤/ 금물결 달빛 속에 춤추던 그리운 여인/ 사모한 마음 서글픈 정은/ 가실 줄 모르네 그리워서∼”
 모든 축제는 기다림이 컸기에 떠나 보낼 날이면 마음 허전한 법이다. 비단 `여인"" 뿐이겠는가. 지금 심정은 축구일 수도 있고 선거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제 몇 시간 뒤면 포르투갈과의 일전이 문학경기장에서 기다린다.”
 실은 이 글을 13일 오전에 적으면서 다음 날을 말하기가 좀 쑥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이를 고비로 전개될 변화를 읽고자 하는 불안심리는 사실 그대로이다.
 한일 월드컵 대회는 설명의 여지없고 6·13 지방선거 또한 우리에게 소중한 축제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자의 잔치열기가 실실치 못한데 대한 답은 간단하다.
 축구는 국민여망에 최선을 다 했기에 열화같은 응원의 박수가 뒤이은 것은 당연하다. 반면 선거의 경우 비방 흑색선전에 더하여 중앙권의 대리전을 방불케 하였으니 신명 날 구석이 있었겠는가.
 선거가 유권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저간의 사정은 자업자득이라 치자. 문제는 공연한 노파심일지 모르나 축구열기가 어느 날을 기해 급냉각 할 그런 상황은 없을지. 어느 대회 때 보다 이변이 속출해 탈락한 축구 강호들이 줄 이어 떠나고 있다. 그나마 한국전 여부에 따라 일찌감치 파장기운이 나서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라는 지적이다.
 거두 절미하고 월드컵 축구는 한국의 전적과는 관계없이 진행될 세계인의 소중한 축제다. 선거 또한 지방선거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로는 연말 대선 정국에 이바지할 준비를 게을리 말아야 한다. 이를테면 두 경사는 끝이 아니라 이어 흥을 돋굴 `평가전""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32개국 736명의 대표선수들은 그간 공들여 다듬은 실력을 만인에게 피력했듯이 998명의 6·13 후보를 제대로 걸려 냈는가의 여부 또한 초미의 관심사다.
 월드컵 축구에 반영된 우리 대표의 성적을 감안하면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참신한 인물이 전면에 부상했다면 그나마 미더운 전과다.
 흔히 정치권은 선거정국을 외면하는 세태를 개탄하지만 평소 유권자와 호흡하고 정책구현에 페어플레이로서 임했던들 어찌 호응이 없었겠는가. 한미 전 응원에서 보여준 `붉은 악마""의 열정, 그리고 비를 맞아가며 응원장 쓰레기를 치우던 젊은이들의 행동은 명실 공히 그린 슛 감이다.
 선거도 축구를 거울 삼아 지역 학연 아닌 오로지 실력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정치풍토로 바뀌어야 한다. 강호 프랑스가 말없이 떠난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릇 축제의 한편에는 애환(哀歡)과 추억이 따르기 마련이다. 미운 정 고운 정을 삭이고 새 출발을 기약하는 한 마당으로 마무리해야 잔치상을 차린 보람이 있다 하겠다.
 老子가 이르기를 “끝맺음을 신중하기를 시작하는 마음 같으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했다. 출발이 그럴 듯 하다 마무리가 느슨해 낭패 보는 일은 축구계만이 아닌 일상적 계명이다. 모처럼 펼친 대사이며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최선의 성과를 기대하는 까닭이 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