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 주산지 '가평' 피해 확산
번식 속도 빨라 농가 발동동
남양주·춘천·홍천까지 넘봐
도, 헬기 동원 친환경 방제 나서
경기도 산림 당국이 잣나무 구과 피해 원인을 규명하고자 가평군 일대에서 현장 조사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경기도 산림 당국이 잣나무 구과 피해 원인을 규명하고자 가평군 일대에서 현장 조사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경기도가 외래 침입 해충인 소나무허리노린재 확산 저지에 나선다.

지난해 초 가평군에서 첫 월동 성충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이 지역 잣나무 75.6%에서 열매 종자 형성이 안 되는 구과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자 도는 이달부터 산림청 헬기를 동원해 친환경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10일 경기도와 가평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가평군 상면 행현리에서 처음으로 소나무허리노린재 월동 성충을 발견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엔 화악산 도유림에 심은 잣나무 꼭대기에서 소나무허리노린재 무리가 포착됐다.

이후 9∼10월쯤엔 가평 전역과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에서 소나무허리노린재 서식 활동으로 인한 첫 피해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도내 잣나무 주산지인 가평군 10개 지역의 피해가 컸다.

<인천일보 2020년 10월5일자 1면, 소나무허리노린재 가평서 발생…산림당국 비상>

실제로 설악면 가일·방일리와 청평면 삼회·청평리, 조종면 신상·대보리와 북면 상동·화악리에 심은 잣나무 대부분이 구과 피해를 봤다.

남양주 화도읍 구암리도 같은 피해를 봤다.

북미에서 침입하는 소나무허리노린재는 산림 자원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주로 소나무·잣나무 등 구과 나무(방울 열매가 열리는 나무)의 수액을 흡수해 종자 형성을 막는다.

번식 속도는 매우 빠른데, 방제 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해당 농가가 확산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잣나무 농가 주인 A씨는 “소나무허리노린재가 발견된 강원도 평창군의 피해율은 9.2%다. 인근 춘천과 홍천 피해도 20∼30% 수준이다. 그런데 가평군만 해도 피해율이 75%를 넘는다”며 “더는 피해가 생기지 않게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도는 산림청 항공헬기를 활용해 2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방제 작업을 하기로 했다.

방제 대상지는 가평군 가평읍 등 10개 지역과 포천시 신북면 일대 841㏊다. 이 중 449㏊는 도유지, 나머지 392㏊는 사유지다.

무엇보다 도는 방제약품으로 생길 수 있는 환경 오염을 막고자 마늘 추출물이 든 친환경 약제를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소나무허리노린재는 2010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경남 창원에서 발견됐다. 이후 8년간 나타나지 않다가 2019년 의왕·군포에서 등장했다. 당시엔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가평군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많은 농가가 피해를 봤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