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서 열린 '2021 DMZ 포럼'

협상 - 북미에 의한 톱다운 협상 변수 많아…중국 포함 다자형식 제기
협력 - 경기도·61개 지자체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공식 출범
▲ 남북 정상의 9∙19 평양 공동선언 3주년을 기념하는 ‘2021 DMZ 포럼’이 21~2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렸다. 경기도는 61개 지방정부가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를 공식 출범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경기도 평화선언문도 채택했다. /사진제공=경기도

'새로운 평화의 지평을 열 때다.'

남북 정상의 9·19 평양 공동선언 3주년을 기념하고자 21~22일 킨텍스에서 열린 '2021 DMZ 포럼'에서 국내·외 석학과 한반도 전문가, 평화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100명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시작한 평화가 전 세계에 화합·협력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분단의 상징인 DMZ를 평화의 공간으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다시, 평화

DMZ 포럼 참가자들은 21일 다자 협상을 통해 '다시, 평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셉 윤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 고문은 “많은 전문가가 북한을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비핵화 여정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다자 협상은 운영이 까다롭다. 하지만 당사국의 헌신이 있다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구상도 관심을 모았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탑다운 방식은 북·미 정상의 즉흥적 결정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약점이 있다”며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변수에 영향받지 않으려면 중국을 포함한 다자 틀이 가동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2일엔 군사적 억제 중심에서 평화·통일 중심의 안보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장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은 '평화안보'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다. 그는 “평화안보는 국내·외 평화를 위협하는 취약성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범지구적 안보 위협에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평화를 위한 안보가 되어야지, 안보를 위한 평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며 “북을 화해·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우리나라는 경제·군사·소프트 파워 등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로 부상했다. 그런 만큼 자주적 입장에서 국익을 중심으로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 협력과 국제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께, 평화

이번 DMZ 포럼에선 경기도와 전국 지방정부가 평화 협력에 뜻을 모았다.도는 21일 킨텍스에서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를 공식 출범했다.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는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효과적인 추진과 공동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모인 정책 협의체다. 도가 4.27 판문점 선언 이후 2018년부터 추진한 정책이다.

이날 첫 출항을 알린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는 도내 31개 시·군은 물론 서울·부산·인천·울산·경남·충남·충북·전북·대전·강원지역의 61개 지방정부가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각 지방정부의 장이 참여해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총회와 평화 협력사업의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7개 분과위원회로 구성했다.

앞으로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 협력사업 활성화와 공동 사업 발굴, 남북 협력에 필요한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 관련 법령 개선과 제도적 기반 구축에 힘을 모은다. 또 남북 협력과 관련한 조사, 연구, 분석, 교육 활동과 함께 남북 협력 공동 대응과 정보 교환도 추진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남북이 소통·교류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민족 동일체를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지상 과제다”라며 “남북교류 협력 강화에 중앙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하지만 민간 영역의 중간 단계인 지방정부의 협력사업도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의 운명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남북교류 협력,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동북아 평화 경제 공동체 조성이라는 비전을 향해 지방정부와 함께 걷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2일엔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경기도 평화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DMZ 문화 보존과 지뢰 제거, 임진강 수자원 공동 관리, 비핵화 등 10가지 안건을 제안했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