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다영(부광여고 2년)

 “대출기한은 일주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변함 없이 학생들에게 책을 건네는 나는 학교 도서관의 도서부원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도서부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도서부가 되고 난 후 처음 학교 도서관에 들어섰을 때, 나는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도서관 풍경에 꽤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건물 구석에 자리잡은 도서관은 공간적으로도 매우 작았을 뿐만 아니라 시설 또한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컴퓨터 한대가 도서관의 유일한 시설이었고, 책꽂이에는 헌 책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도서부 활동을 하게 되면서 이러한 문제점이 우리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산화가 되지 않아 아직도 대출카드를 사용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최근의 책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학교들도 많았다. 우리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어야 할 도서관이 너무나도 열악한 현실 속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책을 소개해주고 읽기를 권장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학교 도서관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어른들은 학교 도서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대다수의 학교 도서관이 아직도 낙후된 채로 신음하고 있다.
 책읽기의 중요성은 강조되면서도 정작 학교 도서관의 열악한 환경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사회 분위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사용하는 도서관은 가장 큰 관심을 받아야 할 곳이며 가장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의 미래가 우리 학생들에게 달려있고 학교 도서관은 그런 학생들이 좀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이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공간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찾는 꿈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옛말이 떠오른다. 앞으로 가야할 길을 선택하고 개척해야 할 우리는 좀 더 나은 환경의 학교 도서관을 바라며 꿈꾸고 있다. 나와 내 친구들이 원하는 도서관은 실현 불가능한 이상적 공간이 절대로 아니다. 책 속의 길을 쉽게 찾게 해 줄 눈에 잘 띄는 장소, 수많은 우리의 꿈들을 충분히 담을 수 있을 만한 공간, 우리의 희망을 좀 더 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산화와 사서 선생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 받을 수 있는 신간 도서들. 이러한 요소들이 우리를 더 크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언제쯤이면 학교 도서관에 이러한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까? 나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믿음을 버리지 않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좀 더 성능이 좋고 운전하기 쉬운 비행선을 타고, 책 속의 세상을 여행할 수 있는 그 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