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충전·공급까지…인천 수소경제 속도낸다

수소생산, 부생·개질 방식 현재 90%
전기로 물 만드는 수전해 향후 과제


인천시 수소산업위 각종 시책 추진
25년 까지 버스 등 5500여대 보급
현재 충전소 2곳 운영 …늘릴 계획

인천, 발전 공기업 중심 수소 생산
현대차-SK E&S 부생수소생산 추진
매립지, 음식물 처리가스 수소화 계획

수도권 수소 공급원·플랜트로 활용
지속가능 수소생산클러스터 구축을
 

수소경제가 에너지 전환을 견인하는 원동력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한국판 뉴딜정책이 맞물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도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연계한 각종 시책과 사업을 통해 수도권 대표 수소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수소산업 선도도시로 선언하고 민간기업 등과 협력을 통해 수소자동차 전환과 인프라 구축 등 재정적,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천이 수소 생산과 활용 부문 등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수소 산업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다.

▲왜 수소인가.

수소 에너지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성이다.

지구온난화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를 억제하기 위해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이 2021년 1월1일 발효된다. 파리기후협약은 국가가 5년마다 목표를 상향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와 달리 수소는 연소를 시켜도 산소와 결합해 다시 물로 환원되므로 환경오염이 없고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 산유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수소를 통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수소차 및 연료전지의 협력부품업체가 대부분 중소, 중견기업으로 수소활용이 확대되면서 협력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수소경제는 2050년 전세계적으로 수소 및 관련 장비에서 연간 2조 5000억달러, 한화로 3000조원의 시장과 3000만개 이상의 누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주요 정부가 수소산업육성 계획을 지속 발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산업계에선 온실가스 절감 노력이 곧 기업 경쟁령임을 인식하고, 독자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공항T1 수소충전소
인천공항T1 수소충전소

▲수소의 환경위해성 여부와 경제성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부생' '개질' '수전해' 수소로 나뉜다.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부생수소의 경우 NOx(질소산화물)과 SOx(황산화물),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그레이 수소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는 수소생산을 위해 추가로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공정 과정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이라는 점에서 현재보다 생활환경을 크게 저해하는 방식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또 인프라 투자가 따로 필요없는데다 1㎏ 당1500~2000원으로 저렴해 경제성이 높다. 다만 외부로 공급 가능한 양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개질수소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해 생산된다.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한 상황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개질수소는 화석연료 대비 저탄소인데다, 생산과정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도 화석연료 연소 공정보다 적은 에너지와 비용으로 분리 및 포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블루수소로 분류된다. 가격은 1㎏ 당 2000~3500원 수준이다.

수전해방식은 전기로 물을 분해 얻는 가장 이상적인 수소로 평가된다. 그러나 현 기술로 경제성이 낮아 실현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부생·개질수소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친환경인 수전해수소로 전환하는 것이 향후 과제다. 모든 인프라가 구축돼 그린수소경제로 가면 이는 우리나라 석유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그린수소 생산비용은 지난 10년간 60% 하락했는데, 2030년에는 현재의 절반으로 하락해 개질수소와 경쟁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인천공항T1 수소충전소
인천공항T1 수소충전소

▲인천시 친환경 수소에너지 육성 정책

시는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바탕으로 수소생태계가 정착할 기반을 조성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시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수소산업의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자문기구로서 '수소산업위원회'를 발족해 운영 중이다.

인천시 수소산업위원회는 수소산업에 경험과 관심이 풍부한 산학연 및 시민단체 위원 13명으로 구성, 향후 수소에너지 보급 활성화 및 관련산업 육성을 위한 인천시의 시정방향을 지원할 자문기구로 운영되고 있다.

시는 지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천시 수소산업육성 기본계획도 수립했다. 수소산업 관련 국내외 시장동향과 기술전망을 조사하고, 인천 수소산업 세부 추진과제 및 추진전략 도출, 경제성 확보방안과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방법 및 제도개선 사항 등 2020년부터 10개년 인천시 전역의 수소인프라 구축과 관련산업 육성을 위한 방향을 설정했다. 이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수소 연료전지차 보급,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정부의 수소산업 공모사업 참여, 민간부문 수소에너지 관련사업 지원 등 수소에너지시대 도래에 대비하기 위한 각종 시책을 추진 중이다.

▲수소 모빌리티 보급과 충전인프라 구축 현황

수소에너지는 상용차의 모빌리티가 경제를 선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소트럭은 친환경이고 상용으로 적합해 2030년까지 전세계 300만~400만대가 보급되며 수소차 시장 확대의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수소상용차는 전기상용차에 비해 충전시간이 짧고 장거리를 주행하며 한번 충전으로 많은 힘을 낼 수 있어 상용차로 더 적합하다고 분석되고 있다.

인천시도 수소산업 생태계를 위해 수소전기차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수소차 495대를 보급한데 이어, 올해 수소승용차 1000대, 수소버스 9대, 수소트럭 3대를 추가 도입해 1012대를 추가 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307억 3500만원(국비 244억500만원, 시비 63억3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1대당 지원비용은 수소승용차의 경우 3250만원, 수소버스 3억원, 수소트럭 4억원이다.

이후 매년 수소승용차 1000대, 수소버스 10대, 수소트럭 5대를 도입해, 2025년에는 5500여대의 수소승용차와 56대의 수소버스, 23대의 수소트럭이 인천시내를 돌아 다니게 된다.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인천의 수소충전소는 현재 2019년말 개소한 남동구 고잔동의 H인천 수소충전소와 올1월 문을 연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공사 T1(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으로 2개소가 운영중이다.

올해는 4개소가 추가 예정에 있다. 중구 신흥동(인천그린에너지㈜)과 서구 가좌동(태양LPG충전소) 2개소는 올해 5월부터 본격 운영될 계획이며,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도 수소버스충전소가 구축돼 8월부터 운영된다.

중구 신흥동 인천 남항인근에는 10t급 대용량 화물차충전소가 12월 들어선다. 이는 최초의 대형 수소 화물차 충전소이자, 향후 수소 기반의 물류네트워크 운영의 첫 출발이라는 의의가 있다. 인천시는 향후 수소차 이용자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군·구별 1개소 이상 배치할 계획으로 4개소 추가 부지를 검토 중에 있다. 계양구 계양차고지(수소버스충전소), 연수구 송도하수처리장, 남동구 남동농협, 계양구 계양충전소 등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13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수소생산 클러스터 구축 박차

현재 인천에는 한국남부발전(신인천발전본부)와 한국서부발전(서인천발전본부), 한국중부발전(인천발전본부) 등 발전공기업 중심으로 100MW 가량의 수소 연료전지발전소가 가동중이다. 민간기업으로는 인천연료전지가 95% 공사를 완료했고 올 6월 준공된다. 이는 2019년 민간협의체가 구성돼 주민과의 합의를 통해 이뤄졌다.

현대자동차와 SK E&S는 인천시와 함께 바이오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470MW(약 2조3000억원)규모까지 수소 연료전지발전소를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차 산업 육성과 수소차 보급에 적극 노력하며, 바이오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기반구축 실증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SK E&S는 인천시 바이오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에 참여함과 동시에 액화수소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1만t의 부생수소를 액화해 수도권에 즉시공급함으로써 수소가격을 낮추고 대한민국의 수소경제를 실현할 전망이다.

인천은 또 수도권매립지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바이오 수소화 하는 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메탄가스를 수소로 전환해 매년 22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같은 인천 바이오부생·수소 생산클러스터 구축 계획이 올해 하반기 산업부와 기재부 심의, 타당성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이 되면 수소 생산·출하설비 구축을 통한 수소경제가 조기 실현되고, 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

또한 남동국가산업단지, 강화일반산업단지 등 산업 배후단지를 바탕으로 수소산업 관련 부품, 소재, 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견실한 기업유치와 함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수소산업 선도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인천시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기업 등과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산업 선도도시 '인천'

수소경제는 아직 초기단계로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수소경제 주도권을 얻기 위해선 안정적인 공급원과 수송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생산·운송 분야의 구체적 실천방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인천은 이같은 인프라를 통한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SK인천석유화학의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수도권 전역에 수소공급원으로 활용하면 트레일러 차량을 통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수소를 운송하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수소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가스공사 천연가스 인수기지는 수소연료전지 플랜트로 활용될 수 있다.

또 공항, 항만도시로서 물류의 거점인 인천의 특장점을 활용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지역거점 공기업과의 긴밀한 협업도 이뤄질 수 있다. 이밖에 수소트럭, 수소 선박 등을 활용한 해외생산 수소의 도입도 가능해진다.

시는 수소관련 앵커기업과 연구기관 유치, 서비스 보급 활성화, 기술 연구개발 지원 및 정보교류 등을 통해 수소산업 전분야 산업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역 산업단지내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을 도입,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통해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의 수소도시 추진과 동시에 안전성 확대를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고 수소 안전관리 근거를 마련해 수소 안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가 도시가스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하며, 수소자체는 산업 전반에 걸쳐 수십년간 사용해 온 가스로 안전 관리 노하우가 충분히 축적된 안전한 에너지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강릉테크노파크 사고와 같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화된 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주민수용성 제고와 투명한 정보 공유도 필수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소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강화된 안전관리 시스템으로 시민이 안심하고 수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수소생산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