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일방적 '평면 환승' 고집
대광위에 관계기관 회의 건의
7호선 양주 옥정∼포천 노선도. /자료제공=경기도
7호선 양주 옥정∼포천 노선도. /자료제공=경기도

경기도가 서울시의 '광역철도 연결 평면 환승 원칙 발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관계기관 협력 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서울시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평면 환승 원칙을 발표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이를 중재해달라는 일종의 시그널을 보낸 것인데, 서울시가 '기존 원칙엔 변함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도에 따르면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서울·인천시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협력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이러면서 도는 '서울시가 관계기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평면 환승 원칙을 발표했다'며 '수도권 주민들이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자칫 교통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서울시는 지난 9일 서울 외 지역에 광역철도를 연결할 때 직결이 아닌 평면 환승으로 하겠다는 원칙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평면 환승 때에도 해당 자치단체가 재정을 부담하고, 책임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장 구간은 관할 자치단체가 운영을 맡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공교롭게도 도가 지하철 7호선 양주 옥정∼포천 광역철도 건설사업을 '8량 직결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주민 공청회를 진행한 날 서울시가 이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도와 포천·양주시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 발표대로라면 앞으로 건설하는 도시·광역철도 노선은 한 차례 환승해야 이용할 수 있다. 그만큼 불편하다.

지하철 7호선 양주 옥정~포천을 비롯해 4호선 남양주 별내~별가람, 2028년 개통 예정인 9호선 강일~남양주 왕숙지구, 3호선 하남 교산지구, 서부선 고양 창릉지구 등 5개 연결사업이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현재 기본계획을 결정해 정부 승인을 앞둔 양주 옥정∼포천 광역철도 사업이 직격탄을 맞는다.

양주·포천시는 내심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양주시 관계자는 “옥정 구간은 104∼201 정거장을 8량 직결로 연결하기로 했다. 그런데 서울시가 갑자기 평면 환승을 발표해 당혹스럽다”며 “서울시와도 협의가 된 것으로 안다.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천시 관계자도 “우리 구간은 4량 복선 환승이라 큰 파장은 없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옥정 연결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포천 연결 구간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 관계자는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대광위에 관계기관 협력 회의 개최를 건의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회의 일정이 결정 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관건은 주도권을 쥔 서울시다. 여전히 평면 환승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디라고 딱 잘라 말하진 않겠다. 다만 애초 합의할 때 운영비 부담을 약속했다. 그런데도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적자가 심하다. 이런 상황에 추가로 직결 연장까지 요구한다. 우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옥정∼포천 광역철도 사업은 협의가 이뤄진 게 없다”면서 “기존 합의안은 그대로 진행하되 신규 노선은 무조건 평면 환승 원칙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