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오발사고, 민가 20~50m 인근
도, 군에 안전사고 예방책 촉구 공문

올해 양주 박격포 훈련…야산서 폭발
포천 군 전차 이동에 진동·소음 피해
연천·여주 주민 고통 호소·대책 요구
오발사고 현장에서 수습작업중인 군인들. /용천2리 주민 제공(연합뉴스)
오발사고 현장에서 수습작업중인 군인들. /용천2리 주민 제공(연합뉴스)

최근 양평군에서 일어난 포탄 오발 사고를 계기로 '군 사격장을 폐쇄·이전하라'는 경기 동북부 자치단체의 요구가 거세다.

경기도 역시 군 사격장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심각하다고 보고 군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3일 국방부 장관과 육군본부 정작 참모부장 앞으로 군 사격장(용문산 사격장) 안전사고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군 당국은 지난달 19일 오전 10시쯤 양평군 신애리 용문산 사격장에서 DX 코리아 2020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산 무기에 관심을 보인 외국 손님 앞에서 성능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포탄 한 발이 인근 논에 떨어졌다. 사고 지점은 반경 20m∼50m 내에 민가 4채가 있던 곳이었다.

이 같은 사고는 지난 5월19일에도 있었다.

모 군부대가 양주시 노야산 훈련장에서 107mm 박격포 실사 훈련을 했는데, 고폭탄 한발이 목표 지점을 지나 인근 야산에 떨어져 폭발했다.

군 사격장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포천시 주민들은 올해 3월과 7월 영평사격장 인근에서 진행한 군 전차 이동으로 진동·소음 피해에 시달렸다. 참다 못한 주민들은 결국 도에 민원을 넣었다.

현재 도내 군 사격장은 78곳가량이다. 이 중 포탄 사격 훈련을 주로 하는 대규모 사격장은 14곳이다.

지역별로는 연천군이 4곳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포천시 3곳, 파주시·양평군 각각 2곳, 양주·여주시와 가평군 각각 1곳씩이다.

상황이 이러자 해당 자치단체는 군 사격장 폐쇄·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중이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지난달 20일 성명서를 내고 용문산 사격장 폐쇄를 촉구했다.

포천시는 지난 7월 정세균 국무총리 방문 때 총리 차량에 영평사격장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공문을 넣어두기까지 했다.

여주시도 육군 제9185부대의 상구1리 사격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달라고 군 당국에 수년째 건의하는 상태다.

포천시 관계자는 “군 사격장 문제로 주민들이 70년 가까이 도비탄·유탄 오발 사고와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며 “양평군 사고에서 보듯 이런 일은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정부와 군이 진지하게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천군 관계자도 “언제까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느냐”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 당국이 군 사격장 폐쇄·이전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군 사격장은 주민들에겐 기피 시설이나, 한편으로는 필요 시설이기도 하다. 이게 가장 큰 딜레마다”라며 “군은 대체 용지를 원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한다. 정부와 군 당국이 제도를 개선하고, 주민들에게 혜택·보상을 주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군 사격장으로 생기는 주민 피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현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달 말쯤 결과가 나온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