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하다 터지면 중증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뇌동맥류 발병 위험이 큰 환자를 인공지능(AI)으로 선별할 길이 열렸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김택균(사진) 교수 연구팀은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 뇌동맥의 일부가 꽈리나 혹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갑자기 터지면 지주막하출혈을 일으켜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고 30∼50%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국가건강검진을 시행 받은 50여만 명의 검진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의 뇌동맥류 발병 위험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AI 모델에 연령, 혈압, 당뇨, 심장질환, 가족력 등 뇌동맥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요소와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혈액 검사 수치 등을 학습시켜 뇌동맥류 발병 위험을 다섯 단계로 분석했다.

이후 해당 AI 모델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가장 낮은 위험도로 예측된 집단의 뇌동맥류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년에 3.2명, 가장 높은 위험도 집단의 발병률은 161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AI 모델의 예측 결과가 실제 뇌동맥류 발병과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국가 단위의 대규모 검진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반 인구에서 어떤 집단이 뇌동맥류에 취약한 위험군인가를 판별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환자들의 데이터를 보강해 보다 개인화되고 정밀한 위험도 예측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